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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0일 09: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캐피탈이 배당 성향을 대폭 늘리기로 하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명분은 최대주주인
신한지주(055550)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이지만 정작 신한캐피탈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비용 등으로 저조한 순이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익성도 하향 압력이 따르는 만큼 배당 확대는 자본 성장성과 적정성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배당 성향 25%p 상승…지주 ‘주주환원’ 정책 영향
10일 회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2025년도 배당 성향을 50%로 결정했다. 올해 거두는 연결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신한지주에 넘기겠단 것이다. 배당 방식은 결산 현금배당으로 연 1회 실시한다.
그동안 신한캐피탈은 배당 성향을 점진적으로 늘려 왔다. 최근 3년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5% ▲2023년 25% ▲2024년 25% 등으로 확인된다. 이번에는 25%p 확대하면서 예년과 다르게 큰 폭으로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대 배경에는 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이 있다. 신한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높인다는 계획인데,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배당을 늘리고 있다.
신한금융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은 배당 성향을 50% 수준에서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신한은행 45% ▲신한카드 50% ▲신한투자증권 50% ▲신한라이프 99.9% ▲제주은행 30.8% 등이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이전과 달리 지난해에만 배당 성향이 유독 높았다. 이를 제외하면 다른 계열사는 평균적으로 30%~50% 범위에 걸쳐 있다. 지주 환원 목표에 따라 최근 2년~3년간 배당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결과다. 신한캐피탈은 올해 결산에서 50%까지 올린다면 다른 계열사와 유사한 수준이 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밸류업을 위한 재원 만들기 목적에서 계열사 배당 성향을 높이고 있다”라며 “재무 여력을 확인한 다음 개별 금융사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수준은 계열사 자산 규모나 배당 시기 등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업황 부진에 순이익 '반토막'…자본 성장성·적정성 하방 압력
문제는 지난해 이후 신한캐피탈의 순이익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별도 기준 1235억원으로 전년도 2979억원 대비 58.5%(1744억원)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는 순이익이 –323억원 적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올 1분기에는 3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9.9%(245억원) 줄어든 상태다.
높은 조달금리로 ‘이자마진’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들어가는 ‘대손비용’까지 크게 불어난 탓이다. 이자마진과 함께 수익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투자금융’ 수지도 저하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이 3986억원까지 커지면서 이자마진(2158억원)이 전년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손비용도 1515억원으로 높은 규모를 나타내면서 영업이익을 깎아 먹고 있다. 기타영업손익(1578억원)은 1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이러한 양상은 올해 1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사진=신한금융그룹)
특히 대손비용 원인인 부동산 PF에서 부실채권 신규 발생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건전성과 수익성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평가된다. PF 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기준 각각 9.5%, 14.7%다. 부동산 PF 1조7974억원 가운데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본PF 54%, 브릿지론 37%로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자기자본 성장은 지난해부터 이미 둔화됐다. 자본총계는 2조2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2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1분기는 2조2289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이다. 순이익을 자기자본 성장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배율은 1분기 기준 5.4배로 양호한 상태다. 다만 자본 구성에는 자본성증권인 신종자본증권 3500억원이 포함돼 있어 질적인 측면에서 외부 지표 대비 실질성이 떨어진다. 신종자본증권 효과를 제외한 레버리지배율은 5.9배 정도로 올라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배당 성향을 50% 수준까지 확대하면 자본 성장성과 적정성 하락은 불가피하다. PF 부실채권 정리가 생각보다 부진해 지난해 4분기 같은 양상이 나타나면 자본 타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여신금융 관련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현재 자본 규모와 자산 성장을 봤을 때 배당 성향 확대로 적정성이 크게 저하되거나 훼손될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익 누적을 그대로 자본확충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PF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본 성장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것도 맞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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