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정청래(4선·서울 마포을) 의원과 박찬대(3선·인천 연수갑) 의원(선수 순)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이번 선거는 2파전으로 흘러갈 전망인데요. 두 의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돼,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찬대 당대표 출마…"이재명정부 성공에 집중"
박 의원은 23일 "앞으로도 원팀으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에 부여된 과제들을 척척 완수해내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는 지난 15일 먼저 출마 선언을 했던 정 의원과 이날 출마 선언을 한 박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로 흘러갈 전망입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당·정·대 관계를 원팀 수준으로 강화하고, 정치 공세 차단부터 입법, 정책 시행 전반에 걸친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으로 하나하나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점을 언급하며 "지금까지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재명-박찬대 원팀, 당·정·대 원팀에 국민과 당원 여러분도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성공에 당의 모든 역량 집중 △완벽한 내란 종식 △검찰·사법·언론 개혁 완성 △야당과의 협치 △모바일 정당 플랫폼 구축 검토 △내년 지방선거 압승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또 박 의원은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당권 경쟁이 아닌 역할 경쟁으로 규정했습니다. 박 의원은 "먼저 출사표를 던졌거나 앞으로 던지게 될 분들과 더없이 멋진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며 "승패만 가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당내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 의원 지지자와 갈등 양상을 보인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의원은 "경쟁을 벌이게 될 상대를 신뢰하고 당원들의 자정능력과 집단지성의 힘을 전적으로 믿는다"며 "내부 경쟁에서 이겨보겠다고 상처 주고 분열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의원도 이날 박 의원의 출마 선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동지인 박찬대 의원께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나도 출마를 했다"며 "정당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승리하는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박찬대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찌감치 출사표 던진 정청래…"바닥 표심 훑기"
정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로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친명계 인사입니다. 이에 당내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주목되는데요.
지난 15일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은 일찍부터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정 의원은 21대 대선 당시 광주·전남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아 호남 지역을 누볐는데요. 지난 19일 호남을 찾은 데 이어 21일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22일에 강원 지역을 방문하는 등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정 의원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의 방향과 속도가 맞는 동지이자 베스트 프렌드"라며 "최고의 당정 관계로 호흡을 맞추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 △대의원 투표제 폐지 △전당대회서 권리당원 1인 1표제 실현 △전당원 투표제 상설화 및 당원주권국 신설 △공천 시스템 개편 등을 약속했습니다.
정 의원은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2년간 수석최고위원을 역임했으며 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입법 과제들을 처리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각을 세우는 등 당내에서도 강성으로 평가받습니다. 또 윤석열씨 탄핵소추 이후 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인 탄핵소추위원으로서 윤씨 파면을 이끌어냈습니다.
반면 박 의원은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았고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냈습니다. 이어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 원내대표를 맡으며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등에서 안정적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일 충청을 시작으로 20일 영남, 26일 호남, 27일 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순으로 전국순회경선을 진행합니다. 이어 8월 2일 전국 대의원이 모이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합니다.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구성됩니다. 후보 등록은 7월10일입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