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피했다…세계경제 '안도'
휴전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 12% 급락
중동 불안 걷어내자 증시·환율 안정세
2025-06-24 16:10:47 2025-06-24 19:38:11
[뉴스토마토 박진아·김태은 기자]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제한적 수준에 그친 데 이어 이스라엘·이란의 휴전 소식까지 전해지자 세계 경제가 안도했습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면서 세계 증시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빠르게 되살아났고, 치솟던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입니다. 한국 경제 역시 중동 정세 완화에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었습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정부와 국내 산업계도 시름을 덜었습니다. 다만 중동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어 휴전이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입니다. 
 
중동 무력 충돌 전으로 돌아간 국제유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이 합의됐다고 밝히자, 그간 급등세를 보인 국제유가는 빠르게 급락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7.2% 떨어진 배럴당 68.51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한때 배럴당 65.1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는데, 이는 전장 대비 11.83%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어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도 배럴당 71.48달러로 7.2% 급락했습니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나서면서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 배럴당 65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중동 위기가 봉합 국면을 맞이하자 뉴욕 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9% 오른 4만2581.7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6% 오른 6025.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94% 오른 1만9630.98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10만달러선이 무너졌던 비트코인도 이날 10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4분(동부 시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0만5429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안전 자산인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3380달러 대에 거래되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한숨 돌린 한국경제…코스피 3100선 돌파·환율 1360원대 급락
 
중동발 긴장감을 털어낸 국내 금융시장에도 훈풍이 불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1.55% 상승한 3061.14로 장을 출발해 장중 3100선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가 장중 3100을 넘어선 것은 3년9개월 만입니다. 코스닥도 장중 800을 돌파했는데, 8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완전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발 불확실성은 증시 불안의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휴전 소식에 따른 국제 유가 급락,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강세 효과 등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갔습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3원 내린 1369.0원으로 출발한 뒤 136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이후 장중 하락폭을 더하며 전 거래일보다 24.1원이나 내린 1360.2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정부와 산업계는 휴전 소식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정부는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과 수급 상황을 밀착 점검·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24시간 감시 체제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동 전쟁이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그에 따른 단기 충격이 있었다"며 "현재 세계 경제는 '파국을 면했다' 정도이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미중 패권 갈등 하에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남았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 낙관적인 평가가 뒤따르지만, 관세 전쟁이 남아있기에 세계 경제나 한국 경제 모두 파국을 면했다 정도로만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에 코스피가 3060대에서 강세 출발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김태은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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