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5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금(주담대)이 1년 사이 3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삼성가 세 모녀의 주담대 규모가 1년간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시스)
1일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 현황(지난달 20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주담대에 이름을 올린 오너 일가는 지난해 98명에서 올해 129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이 실행한 담보대출 총액은 약 9조9204억원으로 지난해 7조1065억원 대비 2조8140억원 증가했습니다.
전체 주담대 규모가 큰 삼성의 대출금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삼성가 세 모녀 명의로 실행된 주담대는 1년전 2조9328억원에서 올해 5조1668억원으로 76.2%나 늘었습니다. 담보 비중도 30.7%에서 55.5%로 상승했습니다.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 지난해 1조7800억원에서 68% 늘어난 2조9900억원을 대출했습니다. 주식담보 비중도 42.1%에서 79.1%로 상승했습니다.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5800억원에서 1조1040억원으로 90.3% 늘었고,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도 5728억원에서 1조728억원으로 87.3% 증가했습니다. 이들 세 사람의 대출 총액은 전체 주담대의 절반이 넘고, 개인별 담보대출 금액 기준도 나란히 1~3위에 올랐습니다.
영풍그룹은 대출금 증가율 기준으로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대출받은 오너 일가 수가 3명에서 18명으로 늘었고, 총 대출금은 195억원에서 4795억원으로 2359% 급증했습니다.
담보 비율이 80%를 넘어서는 그룹은 태영, 현대백화점, 코오롱, 롯데, 영풍, 금호석유화학 등 6곳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태영그룹은 윤석민 회장과 부친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 주식 전량을 공동 담보로 설정해 총 4000억원을 대출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 가족 등 6명이 정 회장에게 증여받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담보로 각각 30억~80억원씩 대출을 받았습니다. 대출금은 총 310억원입니다.
한편 효성과 DB, SK 등은 담보대출 규모가 축소됐습니다. 효성 오너 일가의 담보대출금은 7582억원에서 1973억원으로 70% 이상 감소했고, DB는 3930억원에서 2453억원으로 37.6% 줄었습니다. SK는 대출자 수가 11명에서 8명으로 줄어 총액도 6117억원에서 5842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4895억원 규모의 주담대를 유지해 개인 기준 4위에 올랐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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