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이수앱지스, CB 절반 전환…금융비용 '숨통' 트이나
500억원 중 절반 주식 전환…파생 손실 축소 기대
만기 1년 이상 남아…채권자 특정 어려워 부담 지속
2025-07-17 06:00:00 2025-07-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5일 15: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이수앱지스(086890)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 제8회차 전환사채(CB) 중 절반 가량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던 금융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그간 금융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환가액과 주가간 차이에서 기인한 파생상품금융손실이었는데, 향후 전환 물량이 늘어날수록 그 영향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해당 CB는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CB여서 회사는 채권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전환청구만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아직 1년 이상 남은 만기일과 절반가량 남은 잔여 물량은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수앱지스)
 
이달 100억원 규모 전환청구권 행사…파생상품평가손익 감소 기대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앱지스는 최근 8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내역을 연이어 공시했다. 지난 11일 이달 들어 총 7차례에 걸쳐 19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가 이뤄졌다고 밝혔으며, 14일에도 81억원 규모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전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3년 12월 7회차 CB의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해 채무상환자금 조달 목적으로 총 5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해당 CB의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5900원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리픽싱을 거쳐 4445원으로 조정됐다. 이날 종가 기준 회사 주가는 전환가액 대비 25.31% 높은 5570원에 장을 마감해 전환 청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장 최근 공시가 이뤄진 81억원은 이수앱지스의 최대주주인 이수화학의 취득금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날 이수화학은 특정증권 등의 소유 상황 보고를 통해 전환청구 물량에 해당하는 182만4548주가 늘어 지분율이 33.13%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8회차 CB 잔액은 268억원, 전환가능 주식 수는 603만5522주로 줄었다.
 
이처럼 CB의 전환이 물꼬를 트면서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수앱지스의 금융비용은 2022년 85억원, 2023년 119억원, 2024년 416억원 등 매년 그 몸집을 불리며 부담을 키워왔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매출 72억원의 168%에 달하는 금액인 121억원이 금융비용으로 잡혔다.
 
8회차 CB의 이자율은 표면이자율이 3%, 만기이자율이 5%로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평가손실이다. 실제로 올해 금융비용을 살펴보면 이자비용은 21억원에 그쳤고, 파생상품평가손실이 98억원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 규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발생시키진 않지만, 회계상 손실로 잡히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실 제일 큰 부분은 이자보다는 파생상품평가손익인데, 회계법인으로부터 매달 평가를 받아서 손익에 반영하고 있고, 주가가 오를 때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전환이 어느 정도 진행될수록 그 영향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기 1년 넘게 남아채권자 특정도 어려워
 
이수앱지스의 입장에서 베스트 시나리오는 나머지 잔액에 대해서도 전환청구가 이뤄지면서 지속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권면 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 남아 있고, 8회차 CB의 만기는 내년 12월22일에 도래하는 만큼 실제 전환 여부를 쉽사리 장담하기 어렵다.
 
더욱이 해당 CB는 사모 방식이 아닌 공모 방식으로 이뤄져, 이번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이수화학을 제외하면 채권자를 특정하기도 어려워 이수앱지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를 이끌어나갈 여지도 없다.
 
여기에 더해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문제도 고려해야만 한다. 만약 잔여 CB 전량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최대주주인 이수화학의 지분율은 33.13%에서 28.73%로 떨어질 전망이다. 또 적지 않은 물량의 신주가 발행된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을 달래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보름마다 취합해서 상장시키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공모로 발행했다보니 채권 홀더가 명료하지 않아 회사가 어떻게 협의해서 할 수 있는 방도는 없고, 청구 요청이 오는대로 계속 취합해서 바로바로 상장시키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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