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관세폭탄 ‘울상’…하반기 반등 사활
영업익 6394억…1년 새 반토막
TV 적자 전환…“수요 부진 원인”
2025-07-25 16:50:26 2025-07-25 16:50:26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639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주력 상품인 TV 수요 위축까지 겹친 결과입니다. 계절적 비수기가 지나는 3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각에서는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자신하는 분야의 ‘질적 성장’에 집중해 하반기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LG전자. (사진=뉴시스)
 
LG전자는 25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20조7352억원, 영업이익이 6394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 46.6% 감소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2분기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입니다. LG전자는 “주요 시장 수요부진에 시장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지며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며 “물류비 등 전년 대비 증가한 비용 요인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세부적으로 생활가전(HS사업본부)·전장(VS사업본부)·냉난방공조(ES사업본부) 부문에서는 오히려 매출액이 상승하는 등 성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그동안 효자 역할을 하던 MS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3934억원과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TV 판매 감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적자 전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난 데에는 무엇보다 트럼프발 관세정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10%의 보편관세를 매겼고, 지난달에는 가전제품에 함유되는 철강·알루미늄에까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LG전자 제품들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 관세 부과가 예고되기 시작한 1분기에 풀인 효과(관세 시행 전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로 초과 수요가 발생한 점도 상대적으로 2분기 실적이 저조한 것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울러 미중 간 관세 전쟁으로 해상운임비가 폭등한 것도 한 원인이 됐습니다.
 
앞서 LG이노텍(영업익 114억원)과 LG디스플레이(영업손실 1160억원)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LG전자까지 영업익이 줄면서, LG그룹 전자와 부품사 전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두 부품사 역시 중국 업체와의 경쟁, 관세정책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습니다. LG전자의 하반기 반등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도 상황은 썩 좋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해상운임비 등이 내렸고 계절적 비수기도 지났지만,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지속되는 데다, 관세 문제도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LG전자 측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본격화되는 미국 관세정책 영향과 소비심리 위축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심화되는 경제환경과 마케팅 비용 증가, 그리고 파생상품의 관세로 인한 제품 원가 증감률이 사업 운영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LG전자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두겠다는 전략입니다. 미 관세정책 등 외부적 요인에도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HS사업본부를 통해, 하반기에도 관세 정책에 대응해 수익성 확보를 도모하는 한편, VS사업본부도 효율적 운영을 기조로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입니다. ES사업본부는 하반기 신규 라인업을 확장하고, 산업용 공조시스템과 냉방기 ‘칠러’의 역량을 강화해 입지를 다질 예정입니다. 적자 전환한 MS사업본부는 견고한 수요를 보이는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 공략에 집중해 반등한다는 구상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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