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효과 있다, 없다?…학부모·교사 난상토론
"미래교육 혁신" VS. "아이들 실험도구 아니다"
정부·국회 불참에 교육업계 실망감
2025-07-30 16:24:04 2025-07-31 08:34:3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낮추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가운데 관련 찬반 논의가 뜨겁습니다. AIDT를 '미래 교육의 혁신'으로 보고 전면 도입을 주장하는 측과 "아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신중론이 맞섰습니다. 
 
30일 한국교과서협회가 주최한 'AI 디지털교과서 시연 및 토론회'에 수백명의 학부모와 교원, 교육 전문가,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AIDT의 현장 적용 가능성과 제도적 보완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행사 초반은 발표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이후 종합토론에선 AIDT의 활용 필요성과 우려, 제도적 한계에 대한 발언들이 이어지며 교과서로서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오는 8월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낮추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한국교과서협회가 주최한 'AI 디지털교과서 시연 및 토론회'가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했다.(사진=신대성 기자)
 
"1조 넘게 투자했는데 하루아침에 지위 격하… 말이 안 된다"
 
찬성 측은 AI 기술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습자 주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교육부가 지난해 1조2000억원을 투입한 사업인데 불과 몇 개월 만에 정책 방향이 뒤집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교사·학생·학부모 누구와도 충분한 소통 없이 정책이 격하된 건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AIDT에 대한 만족도 조사나 실제 사용 현황에 대한 근거 없이 법적 지위를 낮춘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역별로 도입률 격차가 크다. 교육의 평등을 위해서는 선택이 아닌 의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AI 디지털교과서는 국가 수준의 검증을 거쳐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교육자료로 격하될 경우 정보 오류로 인한 학생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대한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박상윤 대한민국교원조합 상임위원장은 "AIDT가 아이들의 학습자 주도성을 높이고 교육 접근성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며 "일단 도입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I는 감정 못 읽어…교육은 관계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AIDT의 기술적·제도적 준비 미비를 우려했습니다. 박은희 좋은교육시민모임 대표는 "AI 중심 수업은 아이들의 감정 변화나 미묘한 신호를 교사가 놓치게 만든다"며 "정서적 문제 조기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대표는 "혼자 화면 앞에 앉아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구조에 익숙해지면 또래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공감 능력도 약화될 수 있다"며 "교육은 지식뿐 아니라 감정과 관계의 영역이기도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수 바른교육실천행동 대표는 "AIDT는 기존 버스-전철 환승 시스템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격"이라며, "단 한 번의 기술 오류로도 아이들이 AI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종이책의 효용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부모와 아이들이 실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을 통해 AI 기반 미래 교육의 방향성과 정책적 과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AIDT 발행사와 교사, 학부모 등 AIDT의 실질적 이해관계자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AIDT 법제화의 핵심 당사자인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아 업계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30일 한국교과서협회가 주최한 'AI 디지털교과서 시연 및 토론회'에서는 수백 명의 학부모와 교원, 교육 전문가,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AIDT의 현장 적용 가능성과 제도적 보완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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