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킥스 방어했지만 자본성증권 이자 부담 '쑥'
자본성증권 발행 6조원 육박
2025-09-01 14:11:10 2025-09-01 17:56:07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관리를 위해 발행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이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발행 규모만 벌써 지난해 전체 발행액의 60%를 넘어서면서 향후 지급해야 할 이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5조225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8조3250억원)의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DB손해보험(005830)이 이달 발행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747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발행액은 6조원에 달합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DB손해보험 1조5470억원 △현대해상(001450) 8000억원 △한화생명(088350) 6000억원 △KB손해보험 6000억원 △신한라이프 5000억원 △한화손해보험(000370) 5000억원 △메리츠화재 3000억원 △DB생명보험 3000억원 △농협손해보험 2000억원 △흥국화재(000540) 2000억원 △흥국생명 2000억원 △ABL생명 1500억원 △iM라이프생명은 750억원 등입니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기에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려 킥스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부채가 자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킥스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리가 1%p 하락할 경우 생명보험사 킥스는 약 25%p, 손해보험사 킥스는 약 30%p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올해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의 킥스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DB손보 킥스는 지난 상반기 기준 213.3%로 지난해 말 대비 10.2%p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157%에서 170%로 13%p, KB손보는 186.4%에서 191.4%로 5%p, 한화손보는 209.3%에서 214.3%로 5%p 각각 올랐습니다. 
 
반면 한화생명은 163.7%에서 160.6%로 3.1%p, 신한라이프는 205.7%에서 196.7%로 9%p, 농협손보는 201.6%에서 172.8%로 28.8%p 각각 하락했습니다. 이들 보험사는 자본을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해야 할 보험금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킥스가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문제는 자본성증권이 결국 높은 이자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금리는 3~6% 수준으로 보험사 평균 운용자산 수익률보다 약 1~3%p 더 높습니다. 보험사들은 자본성증권으로 킥스 하락을 막고 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다시 킥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중·소형사는 신용등급이 낮아 자본성증권 발행 시 금리가 더 높게 책정되면서, 대형사와 같은 규모를 조달해도 이자 부담을 더 크게 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보험시장 점유율도 낮아 킥스 방어가 쉽지 않은데, 높은 조달 비용까지 겹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성증권으로 킥스 비율을 높이고 있지만 결국 이자 부담이 심해지고 있어 나중에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금리 인하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킥스 비율이 계획대로 강화되면 보험사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자본 확충이 어려운 중·소형사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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