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세계, 차입·금융비용 압박…정용진 회장, 사업 재편 승부수
차입 확대·금융비용 증가 속 효율적 재편 드라이브
최근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1200억원 매각…재무 안정성 제고
2025-09-15 06:00:00 2025-09-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0일 16: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불어난 차입 부담과 수익성 저하라는 재무 압박 속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옥석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신세계푸드를 중심으로 올해 주요 사업 부문을 연달아 정리 중이다. 최근에는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신세계푸드 단체급식사업부를 1200억원에 매각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비용 증가와 투자자금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게 된 정용진 회장이 내놓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신세계그룹의 향후 재무 안정성을 다지는 초석이 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신세계푸드)
 
유통 부진과 차입 확대, 정용진 리더십 시험대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신세계그룹의 총차입금은 20조1441억원으로 직전 년도(18조3255억원) 대비 약 10% 늘었다. 순차입금은 16.28% 증가한 17조원에 달했다. 이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5.1%에서 37.4%로, 부채비율은 141.5%에서 154.7%로 전반적 재무지표가 악화됐다. 영업수익성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늘어난 차입 탓에 금융비용이 눈에 띄게 불어나며 순이익 개선에 제동이 걸렸다.
 
그룹이 겪고 있는 재무 부담 근원에는 그동안의 공격적 투자 후폭풍이 자리하고 있다. 2021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도해 3조원을 투입해 지마켓(이베이코리아)을 인수했으나,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어 더블유컨셉, SSG랜더스(구 SK와이번스),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빈야드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며 4조원 이상 투자금을 투입했으나 인수 효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고 일부는 적자로 이어지며 그룹의 차입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해 18년 만에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총대를 맡은 정 회장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비핵심 사업 정리로 재무 안정화를 꾀하는데 집중한 모양새다. 특히 저성장·저수익 사업을 잇따라 정리하며 현금 유동성 확보와 체질 개선을 병행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업의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됐으나 식음료 등 비유통 부문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 하방 압력에 대응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매각으로 현금 확보
 
그룹 내 가장 활발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곳은 신세계푸드다. 회사는 최근 단체급식사업부를 아워홈(고메드갤러리아)에 12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단기 유동성 보강과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재편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그룹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재무 구조를 유지하는 곳이다. 순차입금비율은 2022년 121.1%에서 2023년 108.3%, 지난해 74.6%에서 올 상반기 50.6%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09.5%에서 145.1%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번 매각 대상 부문인 급식사업부는 인건비 상승과 대형사 중심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제한되면서 매각 대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급식사업부는 지난해 신세계푸드 연결 매출의 17.94%를 차지했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올 상반기 미국 대안식품 자회사 베러푸즈 청산, 해산물 뷔페 보노보노 매각, 스무디킹 철수 등 정체된 사업부문을 잇따라 정리 중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이와 관련 <IB토마토>에 “영업 양도를 통해 기존 사업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매각 대금을 활용해 베이커리 사업, 프랜차이즈(버거) 등 성장 사업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내년 1월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잔여 회사채(약 1000억원)은 당시 금리시장 상황에 따라 현금 상환과 차환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확보 자금 중 일부를 천안·오산·성수 등 보유 공장 생산라인 증설에 재투자해 B2B 베이커리 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B2B 베이커리 시장은 경쟁사가 SPC삼립, 롯데웰푸드 등으로 한정돼있고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단체급식 사업부 매각은 중장기적 사업부 재편으로 합리적 판단”이라며 "그룹 내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외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기존 사업부와의 시너지가 제한적이란 점이 매각의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매각은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을 강화해 회사채 만기 대응 여력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그룹 차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자산 매각과 핵심 사업 수익성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재무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