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카드사들이 특정 업종에서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특화 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전 가맹점 카드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화 카드는 한정된 영역에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대신, 여러 카드를 관리해야 하고 복잡한 실적 조건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전 가맹점 카드는 한 장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편의성이 좋고, 전월 실적과 연회비 부담이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연회비 1만원대로 부담 '뚝'
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Mr.Life'는 오랫동안 전 가맹점 카드 가운데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꼽혀왔습니다. 연회비는 1만5000원, 전월 실적은 30만원으로 신용카드 중에서도 조건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특히 대부분 카드가 할인받은 결제 금액을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Mr.Life는 할인 금액도 실적으로 포함돼 전월실적 부담이 적은 점이 특징입니다.
이 카드는 전기·도시가스요금 등 공과금, SKT·KT·LG U+ 통신요금, 편의점·병원·약국·세탁소 등에서 10% 할인을 제공합니다. 또한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까지 온라인 쇼핑·택시·식음료 10% 할인해주고, 주말에는 4대 정유사(SK에너지·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S-Oil)에서 리터당 60원 할인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10% 할인을 제공하는 등 광범위한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삼성카드(029780) 인기 상품 'taptap O'는 연회비 1만원, 전월 실적 30만원으로 부담이 적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카드의 특징은 쇼핑과 커피 혜택을 6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한 점입니다. 커피 혜택은 '10대 커피 브랜드 30% 할인'과 '스타벅스 50% 할인'으로 나누고, 쇼핑 혜택은 오픈마켓(11번가·지마켓·옥션), 소셜커머스(쿠팡·위메프·티몬), 트렌드샵(올리브영·자라·유니클로) 등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스타벅스와 오픈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는 해당 업종을 선택해 더 큰 할인 혜택을 받고,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는 업종에서는 낮은 할인을 받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통신요금, 대중교통, 택시 10% 할인과 CGV·롯데시네마 5000원 할인까지 있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전월 실적과 적립 한도 없이 해외 결제 시 1.3% 포인트 적립 혜택까지 추가됐습니다.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혜택을 줄이는 추세에 혜택을 되레 늘려 이목을 끌었습니다.
KB국민카드 'KB국민 My WE:SH 카드'는 연회비 1만5000원에 전월 실적 40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기본 혜택으로는 국내 가맹점에서 KB Pay로 결제하면 10% 할인되며, 음식점·편의점·통신요금도 10% 할인됩니다. 또한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웨이브,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는 30% 할인 혜택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선택형 혜택 '먹는데 진심', '노는데 진심', '관리에 진심' 등이 있습니다. '먹는데 진심'은 배달앱(배달의민족, 요기요, 마켓컬리)과 커피 5% 할인을, '노는데 진심'은 택시·커피 5%, 영화관 30% 할인을, '관리에 진심'은 미용실, 골프(연습)장, 테니스장, 수영장 등 스포츠센터와 온라인 서점 및 올리브영 등에서 5% 할인을 각각 제공합니다. 생일 월에는 할인 한도가 두 배로 늘어나며, 연 2회에 한해 최대 5만원 한도 내에서 전월 실적을 채워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연회비랑 전월 실적 조건이 낮으면 사회 초년생도 진입하기 쉬워 인기가 많다"며 "생활 패턴에 맞게 사용하면 사용액 대비 할인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한카드 Mr.Life', '삼성카드 taptap O', 'KB국민 My WE:SH 카드' 디자인 모습. (사진=각 사 홈페이지)
실적 조건 높아도 인기
전월 실적 조건이 다소 높아도 인기를 끌고 있는 두 가지 카드가 있습니다. 롯데카드 'LOCA 365 카드'와 하나카드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인데요. 이 카드들은 전월 실적 산정에서 제외되는 항목이 적고, 제공되는 혜택이 알차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LOCA 365 카드는 연회비 2만원에 전월 실적이 50만원에 전기료, 도시가스 등 공과금과 아파트 관리비를 각각 10%씩 할인을 제공합니다. 통신요금, 보험료, 학습지, 대중교통, OTT 등에서도 각각 10% 할인 혜택도 있어 생활비 카드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할인받은 건도 실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하나카드와 토스뱅크가 함께 선보인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는 연회비 2만원, 전월 실적 40만원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기본 1% 할인을 제공하며, 40만원을 채우면 2% 할인으로 혜택이 늘어납니다. 통상 전 가맹점 카드가 1~1.3% 할인을 제공하는 점을 고려하면 2% 할인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혜자 카드'로 불리고 있습니다.
여신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과금 할인 카드는 자동 납부해두면 실적으로 인정되면서 할인까지 받으니 편리하다"며 "여러 장 카드를 관리하기 어려우면 생활 패턴에 맞는 카드 하나를 오래 이용하는 것이 신용점수 상향에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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