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재판중지법 철회' 이후 국회에서 처음 만나 웃으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정 대표도 환담에서 이 대통령이 "좋은 얘기를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나 덕담 분위기 속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대통령실과 여당 인사가 신경전을 벌였다는 소문이 도는가 하면, 여당에서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제동을 걸었던 재판중지법 재개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 뒤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대표는 4일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환담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좋았다"며 "다 덕담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웃고 좋은 얘기만 했다"며 "(대통령을) 만나서 얘기하니깐 기분 좋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원래 대통령님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이날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은 본회의장 바로 앞에서 대기 중인 정 대표와 웃으며 악수했습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시정연설 이후 가진 환담에서도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국회를 떠날 때도 웃으며 배웅했습니다.
그럼에도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했으나 전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입법을 철회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 대표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강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말아달라"며 직접적인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강 실장이 직접 나선 점도 경고성 발언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재판중지법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재판중지법 재추진에 대해 "경우에 따라서 할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저거(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 하나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분위기"라며 "그렇다면 헌법상 당연한 원칙을 입법을 통해서 확인해서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주는 것이 정치가 할 영역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실장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재판중지법 관련 대화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날 국회를 방문한 강 실장이 "죄송하다"며 박 수석대변인에게 악수를 청했고, 이에 박 수석대변인이 "시정연설 앞두고 정지작업 잘하신 거로 이해했다"고 받아쳤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였다는 소문이 돌자, 박 수석대변인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눈 가벼운 농담"이라며 해명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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