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가 양국의 무역·안보 협력 구상을 구체화한 가운데,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 제조업 재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하며 조선·반도체·에너지·AI 등 정밀 제조 분야에서 한국 전문가의 미국 입국을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현장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됐던 ‘조지아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의지도 분명히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 (사진=AP=/연합뉴스)
랜도 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카운슬·코리아소사이어티가 공동 개최한 ‘밴플리트 정책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부흥 전략에서 절대적인 핵심 파트너”라며 특히 조선업을 비롯한 고정밀 분야의 재건에 한국 전문가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AI·양자 기술 등 주요 분야에서 한국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투자가 실제로 작동하게 하고 정밀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방법을 미국 노동자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한국 전문가들을 임시 비자로 미국에 보낼 수 있도록 한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규모 투자를 요청하면서 정작 그 투자를 현실화할 사람들을 들이지 않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한국 전문가의 미국 입국을 위한 제도적 지원 의지를 재차 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한미국대사관 내 ‘한국 투자·통상 데스크’ 신설과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 마련 등 이민 제도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와 관련해서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고정밀 분야 일자리에서 미국 노동자들을 훈련하기 위해 한국인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향후 유사 상황을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9월 방한 당시 조지아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를 두고 항의 시위를 벌였던 한국 시위대를 거론해서는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나를 향해 시위하던 분들도 우리가 그 유감스러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진정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랜도 부장관은 전날 공개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가 양국의 공동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서에는 핵심 산업 재건과 외환시장 안정, 상호주의적 무역 촉진, 경제 번영 보호, 해양·원전 파트너십 강화, 역내 현안 공조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는 이를 “한미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여는 문서”라고 평가했습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데 두 정상 모두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의 안전과 번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번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국제해양법 준수, 대만해협 평화 유지 등을 위해 역내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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