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매 비용이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일 삼성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27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상반기 누적 매입액인 7조7899억원에서 3조1376억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년 동기 8조751억원과 비교하면 25.5% 급증한 것입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전체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6.6%에서 19.1%로 확대됐습니다. 모바일 AP 매입액 규모와 비중 모두 사상 최대치입니다.
지난 7월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7’에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이 탑재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갤럭시Z플립7’에는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2500’이 적용됐습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는 통상 스마트폰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최근 모바일 AP를 포함한 전반적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은 지난해 연간 평균 대비 약 9%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에 생산능력(캐파)이 집중됐고, 이에 따라 범용 제품인 PC·스마트폰용 반도체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일반 D램 가격 상승 전망치를 기존 8∼13%에서 18∼23%로 상향 조정했고, 이러한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는 호재지만,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DX부문에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 확대를 돌파구로 삼고 있습니다.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6 시리즈에 최신 칩인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해 매입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하는 칩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신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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