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여권 인사들이 '오세훈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서울시장 탈환'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결정짓는 요소인 만큼 여권은 한마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전현희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민주뿌리위원회 정치아카데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평등만 커졌다"…서울시장 후보들 '견제구'
민주당 서울특별시당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뿌리위원회 정치아카데미'를 개최했습니다. '서울시 주요 현안 및 미래 비전 제언'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박홍근·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2부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속 가능한 서울, 세대와 지역이 함께 만드는 미래'에 대해 강연하며 행사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밖에 서울에 지역구를 둔 서영교·김영호·이정헌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차기 서울시장 출마자들이 총출동함에 따라 현재 시정을 잡고 있는 오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는데요. 서 의원은 인사말에서 "토요일 밤 8시, 서울 한강 한가운데에서 한강버스가 바닥에 쿵 하고 부딪히고 서버렸다. 한강 바닥에 콘크리트가 있었다"며 "콘크리트 밑에는 가스관이 묻혀 있다. 가스관이 안전한지 살펴야 하는데 서울시는 이 자료를 숨겼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요즘 오 시장이 종묘 지역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방식"이라며 "이미 2020년에 관리 처분 인가가 났고 2021년에 계획 변경 승인이 난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미 다 끝난 사업을 사업자들이 경제성이 없다고 울고불고하니까 오 시장이 층수를 거의 배로 늘려줘서 종묘를 가둬버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홍근 의원은 "오 시장은 디자인 서울, 르네상스 서울을 이야기했지만 서울이 예뻐지긴커녕 불평등만 커졌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시민들을 위한 시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을 위한 시정을 하고 있고, 서울의 미래를 보다 활기차게 하기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보다 더 크게 만드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저격했습니다.
김민석(왼쪽)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대항마' 부재…여권, 공세 수위 강화
내년 지선이 다가오면서 서울시를 향한 여권의 집중포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여론조사공정·펜앤마이크>가 지난 12일 공표한 '서울시장 지지도' 여론조사(11월10~11일 조사·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 대상·무선 ARS 전화 조사·응답률 6.1%·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를 보면, 오 시장이 24.3%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11.8%,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11.6%,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11.2%, 박주민 의원 10.2%로 뒤를 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에서 오 시장 '대항마'가 없다 보니 김 총리 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차출설이 정치권에 나돌고 있습니다. 특히 김 총리가 종묘 앞 재개발과 한강버스 안전성을 언급하며 연일 오 시장과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김 총리가 서울시장 출마에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여권 인사들이 "지선에서 아무리 잘해도 서울시장을 못 가져오면 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로 서울은 내년 지선의 최대 승부처입니다. 차기 서울시장의 뜻을 품은 개인뿐만 아니라 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오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운항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는 오늘 오전 사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한강버스에서 무려 15번의 수중 이물질 터치 현상이 보고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실토했다"며 "이번 사고(11월15일 오후 8시경 발생)의 책임은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도 모자라 사고 및 전조 증상을 모두 은폐한 오 시장과 서울시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1000만 서울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오 시장 한 사람의 '치적 쌓기'가 더 중요한가"라며 "오 시장은 좌초 사고의 수많은 전조 증상을 비롯한 한강버스 사고 은폐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