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리더십 교체기)③NH투자 윤병운, IMA가 갈림길…중앙회도 변수
금융당국 IMA 인가 본격화, 후발주자 NH투자 '아직'
32년 증권 외길 IB통 윤병운 대표, IMA 인가에 승부수
IB 전문가형 리더십 필요성, 농협중앙회 외풍이 변수
2025-11-26 06:00:00 2025-11-2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16: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7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최근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 호황과 발행어음 신규 인가 등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주요 증권사들이 리더십 교체기를 앞두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사의 핵심 이슈와 경영 성과를 짚어보고, 다가올 리더십 변화의 흐름과 방향을 전망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은 농협금융그룹 여타 계열사와는 다른 조직문화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투자증권으로 시작해 몇 번의 경영권 이전이 있는 동안 NH투자증권은 자체 조직문화를 키워왔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실적'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병운 대표는 12월 발표 예정인 NH투자증권의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주도해왔다. 3년의 임기동안 실적을 통해 역량도 입증했다. 연임이 유력하지만 내부통제 이슈와 농협중앙회 인사 개입 등은 여전히 부담이다. 자칫 불발될 경우 NH투자증권의 조직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MA 인가, NH투자증권 리더십 '분수령'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을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증권사로 지정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2일 신규 IMA인가 증권사와 발행어음 초대형IB로 지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초대 IMA 인가 증권사로서 오는 12월 중 IMA 상품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의 신규 IMA 인가는 모험자본 공급과 한국 투자금융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다. IMA 인가 증권사는 최대 자기자본의 3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시장은 한국형 골드만삭스의 출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들뜬 분위기도 NH투자증권에는 남일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다소 늦게 IMA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7월에서야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기자본 8조원을 채웠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NH투자증권의 IMA 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내부통제 이슈로 NH투자증권 인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10월28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NH투자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임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미공개를 이용해 수년간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때문이다.
 
이후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사내 전 임원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명 금지하기로 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어 공개매수, 유상증자, 블록딜 등 국내 상장주식 관련 기업금융(IB)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임직원에 대해 미공개중요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증시 호황으로 인한 실적 잔치에서도 올 연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일 수 없는 처지다. IMA 인가가 사업 확대 기회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 리더십을 결정 짓는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MA 인가 이끄는 윤병운 대표
 
NH투자증권은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올해 7월부터 IMA 진출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윤 대표가 있다. 그는 IMA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한 데 이어 IMA 인가 조건이 되는 자기자본 8조원 달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회사인 금융지주를 찾으며 IMA 인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금융지주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NH투자증권)
 
윤 대표는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 LG투자증권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편 입사 이후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 주요 IB 보직을 맡아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대표와는 20년 가까이 함께하며 NH투자증권 IB를 이끈 IB통이다. 그만큼 NH투자증권 내부에선 윤 대표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다.
 
윤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견조한 실적을 이끌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2% 증가한 9011억원, 당기순이익도 686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1조23억원을, 당기순이익이 30% 늘어난 7481억원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 행진 배경에는 ‘패키지딜’에 있다. 정 전 대표에서 윤 대표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정영채 사단'이 만든 전략이다. 초기 자문부터 시작해 기업 자금 조달 파트너십을 구축해 회사채부터 주식발행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딜을 수임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는 NH투자증권이 주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유상증자다. 신주 발행 규모가 무려 2조9188억원에 달하는 거래로 NH투자증권 패키지딜의 절정이라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작년부터 회사채 발행에서 한화그룹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 파트너십은 유상증자 주관으로 이어졌고 10월 <IB토마토>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주관실적은 2조8405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농협중앙회 인사 개입 '변수'
 
결과적으로 실적과 NH투자증권의 사업 방향성을 고려한다면 윤 대표의 연임 필요성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계열사 인사권 개입 시도 의지가 여전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 19일 농협중앙회는 임시대의원회에 앞서 ‘청렴농협 구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임원 인적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는 ▲지배구조 선진화 ▲부정부패·사고발생 제로 ▲합병을 통한 농축협 규모화 등이 담겼다.
 
(사진=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움직임에 업계 시선에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최근 내부통제 이슈를 빌미로 NH투자증권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강호동 중앙회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은 상황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내건 것에도 차가운 반응이다.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 산하 금융계열사와는 달리 자체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조직으로 평가된다. LG투자증권시절부터 우리금융지주를 거쳐 현재 농현금융지주까지 경영권이 바뀌어 왔지만 증권사로서의 정체성을 꾸준하게 유지해왔다. 특히 정 전 대표 시기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빅4'(미래·한투·KB·NH) 증권사로 입지도 굳혔다.
 
시장에서는 윤 대표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강 회장에 대한 경찰수사 이후 농협중앙회 차원의 눈치보기가 시작됐고, IMA 인가를 앞두고 IB명가 NH투자증권을 이끌 리더십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초까지만 해도 NH투자증권 리더십이 중앙회 입김에 휘둘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IMA 인가를 앞두고 좋은 실적까지 내고 있는 현재 리더십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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