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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15: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연구개발(R&D) 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신풍제약(019170)이 대규모 시설투자를 결정하며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에 나섰다. 투자금액은 자기자본의 25%에 달할 만큼 적지 않은 규모지만,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뿐 개선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다. 이에 사측은 비교적 풍부한 유동성과 실적 개선을 통해 향상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자본적 지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도 비교적 풍부하다. 다만 투자의 무게추가 R&D에서 시설투자로 옮겨간 만큼 향후 파이프라인 개발 진척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신풍제약 홈페이지)
미래 성장기반 확보…오송·안산 공장에 624억원 투입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오송공장 증축 및 안산공장 시설투자에 624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지난해 말 신풍제약의 자기자본 대비 24.18%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투자 목적에 대해 공장 제조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라고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40여년이 경과한 안산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노후된 설비와 유틸리티를 교체하며, 오송공장은 증축하는 내용이다.
최근 매출 신장과 함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회사는 이제 중장기 성장의 발판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신풍제약은 지난 2021년부터 적자를 지속해왔는데, 여기엔 같은해 회사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3상에 진입한 영향이 컸다.
임상 진입 이후 2020년 17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 가량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1년 303억원(매출액 대비 16.01%)으로 늘었고, 2022년 555억원(26.54%)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544억원(27.19%)으로 집계됐다.
그러다 2024년 임상 완료 이후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완연한 감소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08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체 매출 대비 13.92%까지 줄었고, 올해 3분기 누적 투입비용은 158억원으로 매출의 8.94%에 그쳤다.
이에 발맞춰 판관비율은 2023년 63.76%에서 올해 3분기 38.09%까지 줄었고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3.67%에서 5.88%로 개선됐다.
사측의 이번 시설투자 결정에 따르면 단순 계산 시 연간 약 208억원을 투입하게 되는 셈인데, 이는 최근 연구개발비용 합계 감소액과 얼추 맞물려 투자의 비중이 R&D 투자 위주에서 시설 투자로 그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는 주요 파이프라인이 후기 임상 혹은 상용화 단계에 임박했다는 신호이면서, R&D를 통해 확보한 기술적 우위를 수익성으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신풍제약은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알플렉스주' 품목허가를 완료하고 발매를 준비 중이며,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SP-8203(optalimastat)'의 임상3상 환자를 모집 중이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자금조달 방안에 관심
연구개발비는 보조금을 제외하면 제조경비 및 판관비로 비용 처리돼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시설투자의 경우 시설이 완공돼 가동되기 이전에는 생산량이나 생산 효율에 변화가 없어 매출이나 매출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또한 완공 이후 자산으로 등록되기 전에는 감가상각에 따른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시설투자 대금이 지출됨에 따라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고 현금성 자산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비용 발생해 영업외 비용을 통해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신풍제약의 유동성과 추가적인 자금 조달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3분기 말 현재 회사의 유동비율은 273.93%로 비교적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397억원, 단기금융상품 199억원 등 보유 현금성 자산은 596억원,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단기차입금 423억원, 유동성장기부채 28억원 등 451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로써 단기 지급 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며, 유동성 부채를 상환하고도 추가적인 지출에 대응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145억원 가량 남는다. 여기에 더해 실적개선을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양수로 전환, 강화된 현금창출력 또한 시설투자 대응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올 3분기 동안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138억원이다.
한편 사측은 약물 재창출을 통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단 의지를 지속해서 표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월 유럽 및 국내, 10월엔 미국에서 관련 조성물 특허를 취득했다. 다만 투자의 무게추가 시설투자로 옮겨감에 따라 당분간 추가 개발은 속도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글로벌 임상3상 추가 통계분석을 완료한 상태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나 연구개발비에 대해 따로 들은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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