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회장 선거 20일 앞으로…2파전 속 키워드는 '개혁'
2025-11-27 06:00:00 2025-11-27 06:00:00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키워드로 '개혁'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국 새마을금고가 역대급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내달 17일 치러집니다. 현재 예비후보자 등록이 진행 중이며, 본 후보자 등록은 다음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이뤄집니다. 현재까지 예비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입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새마을금고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1조328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김현정 민주당 의원이 행안부와 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경영개선 권고·요구 등 조치를 받은 금고는 314곳으로 전체 1265곳 중 약 25%에 달합니다. 
 
내부통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같은 당 허영 의원이 행안부와 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는 36억56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사고액(29억76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현재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선 혁신적이고 리더십까지 두루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며 "현재 안정적인 흐름보단 개혁을 통해 새마을금고의 쇄신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중앙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금고의 생존이 어렵다"며 "중앙회는 금고 위에서 군림하는 조직이 아닌, 금고를 위한 밑받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12월17일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중앙회 입구 간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재춘 이사장 '떠오르는 다크호스'
 
유재춘 이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개혁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 이사장은 2007년 자산 180억원 규모의 소규모 금고였던 서울축산새마을금고를 이끌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자산 9500억원 규모의 대형 금고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습니다. 18년 만에 자산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둘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여 개혁적인 성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야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새마을금고가 직면한 어려움을 설명하고 개선책을 논의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부터 주호영 국회 부의장,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을 연이어 만나며 개선 방안을 적극 건의했습니다. 지역 금고 이사장이 다수 금고의 의견을 취합해 국회에 전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성과에 더해 리더십까지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 이사장은 중앙회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고 지역 금고에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습니다. 중앙회의 '직접 제재권'을 지역 금고로 이관하고, 새마을금고법과 지역회계법 개정을 통해 지역 금고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할 수 있도록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새마을금고에 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구조 개선에 필요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사진은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장재곤 이사장 '깜짝 등판'
 
장재곤 이사장은 당초 중앙회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아니지만, 지난 13일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며 깜짝 등장했습니다. 장 이사장은 40여년 전 종로광장새마을금고에서 실무자로 출발해 금고의 어려웠던 시기를 모두 경험하며 이사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로, 현장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재 금고가 맞닥뜨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역 금고 간 연합 강화와 중앙회의 역할 재정립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장 이사장은 리더십 비전으로 '동행 경영'을 내세워 중앙회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수익성 개선 방안으로는 고위험 PF 사업을 통한 자산 확대 대신 예금 조달금리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예금금리를 낮춰 조달비용을 줄이면 대출금리 역시 내릴 수 있어, 서민금융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금고 간 연합을 활성화해 개별 금고의 통폐합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인 회장, 역대급 적자에 연임 난항 
 
김인 회장은 박차훈 전 회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직무가 정지되자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후 진행된 보궐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당시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최천만 전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이번 선거의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인 회장도 이번 선거에 재출마할 가능성이 있어 연임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김인 회장 연임설에는 수익성 개선 실패와 부실 털어내기 부진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국 새마을금고 순이익은 2021년 1조1155억원, 2022년 1조557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3년에는 860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2024년 김 회장 취임 이후에는 1조원대 적자가 이어지며 성적표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전국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6.78%로 상반기(8.37%)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부실을 빠르게 털어내지 못했습니다.
 
김경태 이사장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배제할 수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국회의장 비서관, 경기도 용인시 의원 등을 지내며 정부·국회와의 소통 역량을 갖췄습니다. 김 이사장 역시 소통·지원·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연착륙을 통한 안정을 주장했습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금고와 중앙회 내부에서 '셀프 혁신'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구조 개선과 조직 쇄신을 주도할 역량 있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앞으로 핵심 과제는 금고 위에 있는 중앙회부터 혁신하는 것"이라면서 "금고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만큼 이를 해결할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직선제는 워낙 변수가 많아 또 다른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김 회장이 순탄히 연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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