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여전사 녹색채권, '그린 프리미엄' 실종…발행 유인 꺾였다
올해 발행액 6100억원으로 크게 위축…발행사도 네 곳뿐
일반 여전채 대비 금리 메리트 없고 투자 확대 효과도 애매
2026-05-29 06:00:00 2026-05-2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6일 17: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녹색채권(Green Bond)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조달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녹색채권 발행에 따른 이점도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여전채 대비 금리가 낮은 프리미엄 효과는 실질적으로 사라졌고, 수수료 비용 면제 정도의 이점만 가져가고 있다. 기관투자자 수요 효과에서도 좋지 못한 평가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발행 물량 급격히 축소…금리 프리미엄 효과 사라져
 
26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캐피탈사가 올해 발행한 녹색채권은 이달 중순 기준 총 6100억원이다. 카드사는 삼성카드(029780)(1500억원)와 하나카드(1600억원), 캐피탈사는 우리금융캐피탈(1500억원)과 JB우리캐피탈(1500억원)이다.
 
ESG채권은 발행자금을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적 이득 창출에 사용하는 채권이다. 발행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 등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적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다.
 
여신전문금융사는 할부·리스 본업 중 자동차금융이 주요 대상이다. 최근 사례에서는 ▲친환경 차량 관련 금융서비스(결제대금 지원) ▲전기차에 대한 리스·렌트 금융서비스 제공 ▲태양광 설비 및 무공해 차량 금융상품 제공 등이 있었다.
 
다만 올해는 발행 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는 연간 13개 여신전문금융사에서 총 2조82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내놨던 바 있다.
 
여전채 조달금리가 높게 형성돼 발행 부담이 큰 상황에서 ESG채권의 금리 프리미엄 효과까지 희석됐기 때문이다.
 
삼성카드(회사채 신용등급 AA+)의 경우 지난 8일 발행한 녹색채권 금리 수준이 1년물(500억원) 3.341%, 3년6개월물(500억원) 4.075%, 4년물(200억원) 4.087%, 5년물(300억원) 4.118% 등으로 확인된다. 일반 여전채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ESG채권 여부보다 시장금리 영향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발행한 녹색채권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국고채와 여전채 금리차)는 발행 전일과 당일 기준 각각 51.4bp, 48.3bp였다. 반면 이후 발행된 일반 여전채 스프레드는 각각 50.5bp, 39.7bp를 나타냈다. 일반 여전채 스프레드가 더 좁았다.
 
이에 대해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색채권 금리가 일반 여전채 금리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녹색채권 프리미엄 약화가 확인된다"라며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여신전문금융사 입장에서 녹색채권과 일반채권 간 금리 차별화가 약해진 점은 녹색채권 발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금리 메리트 부재 평가…기관투자 수요 효과도 '미미'
 
녹색채권은 자금 사용처가 친환경 분야인 만큼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도 목적이 맞닿아 있다. 그럼에도 지원 제도가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해 금융사의 발행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기관의 이점은 크게 지속가능경영 고도화, 기업 이미지 제고, ESG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 용이 등 세 가지 정도다. 비용적으로는 상장수수료(130만원~140만원), 상장 연부과금 두 항목이 면제된다.
 
한국거래소의 관련 지원도 상장수수료, 연부과금 추가 면제 정도로만 다뤄지고 있다. 최근 행보는 ▲2025년 ESG채권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6개월 추가 면제 ▲2023년 ESG채권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2년간 추가 면제 ▲2022년 지속가능연계채권 도입 ▲2020년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공동 제정, ESG채권 신규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3년간 면제 등이다.
 
여신전문금융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채권과 비교했을 때 금리적인 메리트나 차이는 전혀 없다"라면서 "수수료와 연부과금, 환경부 인센티브 3억원 한도 정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처도 사실상 자동차금융 연계 정도로 제한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부과금 면제가 가장 효과적이라서 현재로서는 추가 지원방안을 고민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수수료 비용을 제외하면 기관투자자 수요 정도가 남는다.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 집행과 확대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투자 수요가 몰리면 채권의 발행 금리도 낮아진다. 다만 이 역시도 실질적 효과가 뚜렷한지는 미지수다.
 
한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기관투자 입장에서는 의무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비중을 관리하거나 평가 가산점을 주는 구조를 갖춘 곳이 아니라면 ESG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지 않다"라면서 "연기금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내부 비중 등도 기금마다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기관들 입장에선 일반채권과 큰 차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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