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동국산업, 니켈사업 지연에도…풍력이 방패막
기계장치 추가로 연간 감가상각비 최소 50억원 증가
전기차 캐즘에 양산 시기 지연…양산 시기 불확실
풍력발전 수익성 개선 영업이익 감소 압박 최소화
2025-12-02 06:00:00 2025-12-0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15: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산업(005160)이 풍력발전 등 사업 다각화 체제 덕분에 신사업(배터리용 니켈도금강판) 지체에 따른 재무 부담을 일부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동국산업은 배터리용 니켈도금강판 시장에 진출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양산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철강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고정비 부담이 한층 높아지며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풍력발전 건설 사업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연결 영업이익 감소를 일부 완화해 주는 모습이다. 동국산업은 풍력발전 건설 수익성 재고에 나서며 니켈도금강판 양산 전까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이익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동국산업)
 
대규모 투자 후 캐즘...감가상각비 증가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산업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감가상각비(144억원)는 지난해 3분기(118억원)와 비교했을 때 22% 증가했다. 감가상각비 증가분(26억원)의 대부분은 기계장치 감가상각(24억원)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완공된 배터리용 니켈도금강판 생산 설비가 감가상각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국산업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230억원을 들여 배터리용 니켈도금강판 사업 진출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회계처리기준에 따르면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은 사용가능한 시점부터 감가상각이 시작된다. 업계별로 감가상각 개시 시점이 다르지만, 보통 제조업은 추가 공사 등 절차없이 건물과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을 감가상각 개시 시점으로 잡는다. 올해 동국산업은 설비 가동 후 시제품 생산 등 여러 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동국산업은 기계설비 장부가치 1136억원을 회계처리했다. 동시에 감가상각도 시작되며 니켈도금강판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감가상각비는 매출원가 혹은 판매관리비에 포함된다. 이에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해당 사업에서 신규 설비가 감가상각비 증가분 이상의 수익을 낼 경우 영업이익이 증가한다.
 
다만, 니켈도금강판 사업의 경우 감가상각비 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 부진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설비 준공 후 수익 발생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이는 동국산업뿐 아니라 동종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동국산업은 현재 배터리사를 대상으로 품질 시연 등 영업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수익 발생 시점은 아직 미지수다. 배터리 업체는 공급망 업체에게 엄격한 품질 기준 등을 요구하기에 시일이 소요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수주에 따른 양산 시기를 점쳐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산에 따른 수익성 규모도 아직 불확실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경우 니켈도금강판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배터리 업체들의 수주 전략이 ESS(에너지 저장장치)로 옮겨가는 등 시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수요는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니켈도금강판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에 주로 사용된다.
 
이에 한동안 동국산업의 감가상각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동국산업은 기계장치 감가상각 시 내용연수를 3~20년으로 잡고 있다. 기계장치의 잔존가치를 0이라 가정하면 최소 50억원 이상의 연간 감가상각비가 추산된다.
 
 
캐즘 장기화에 다각화 강화
 
한동안 니켈도금강판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동국산업은 풍력발전 등 다른 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려 니켈도금강판 사업의 영업이익 감소를 완화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해 연결 영업이익 감소를 최대한 막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국산업은 업계 내에서 비교적 이르게 사업 다각화 체제를 구축했다. 동국산업 자회사 동국S&C(100130)는 지난 2005년 자회사 신안풍력발전을 설립하는 등 풍력발전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최근 풍력발전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의 확대 의지 등과 결부되어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중이다.
 
동국산업의 풍력발전 자회사 동국S&C는 올해 3분기 매출 1102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1367억원)은 줄었지만, 영업이익(74억원)은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는 프로젝트 착수 등 영향으로 현금흐름 유출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유입으로 전환됐다. 풍력발전 산업은 수주가 일정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의 풍력발전 타워 수주잔고는 1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89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수주 후 생산 과정에서 비용 관리가 수익성을 결정짓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관성 있는 운영보다 상황에 맞는 운영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공기 단축, 생산 일정 조율을 통한 제작기간 효율화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아진 배경도 공정 운영을 효율화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번 4분기 동국S&C는 일시적으로 풍력발전기용 타워 생산을 중단하고 고정비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수주 잔고가 감소한 가운데 내년도 수익성 개선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감가상각 확대에 따른 영향을 양산 시점까지 최대한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동국산업은 업계 내에서 사업 다각화가 잘 구축된 경우로 꼽힌다. 이에 니켈강판 양산 지연에 따른 재무부담이 있지만 단일사업에 집중된 업체들보다 비교적 잘 버틸 것”이라 평가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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