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쿠팡…산재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유출된 고객 개인정보 계정 3370만개…'늦장 대응' 논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16억원 과징금 처분에도 사고 재발
2025-11-30 10:07:46 2025-11-30 10:19:30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노동자가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약 3370만건에 달하는 고객 계정이 무단으로 유출돼 쿠팡의 총체적 관리 부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8일 약 4500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된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했지만 후속 조사 결과, 고객 계정이 추가로 약 3370만건이 무단으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최초 신고 규모보다 7500배나 큰 수치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의 정보가 새어 나온 것입니다.
 
노출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 전화번호, 그리고 일부 주문정보입니다. 신용카드 번호 등 결제 정보와 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해외 서버를 통해 6월 24일부터 무단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5개월 전부터 고객 정보 탈취 시도가 있었음에도 쿠팡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난 20일 개인정보 침해 사고가 일어난 사실을 정부에 신고했습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스미싱 등 2차 피해와 사고 규모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는 2년 동안 배달원의 실명과 휴대전화번호를 그대로 식당에 넘긴 사실이 적발됐고 2023년에는 2만2000명의 쿠팡 판매자시스템 고객 주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이츠 배달원과 고객의 개인정보 15만여 건을 유출한 쿠팡에 약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당시 쿠팡 측은 수년 전 외부 업체의 과실이나 소프트웨어의 일시적인 오류로 발생한 것으로,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끝냈다고 해명했지만, 1년 새 또다시 역대급 규모의 고객 정보무단 유출 사고가 재발한 것입니다. 
 
쿠팡의 안전관리 부실 문제는 고객 정보 유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일용직, 계약직 노동자와 쿠팡과 계약한 대리점 소속 택배 배송 기사 등 총 7명의 노동자가 올해 업무를 하다 사망했습니다. 최근 3년간 쿠팡에서 산업재해 승인이 인정된 건수는 7640건에 달하며, 이는 건설 현장의 산재 승인율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쿠팡의 노동자 사망 시간은 대부분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로 새벽배송으로 인한 심야노동이 노동자 건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논란을 촉발시켰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숨을 거두는 사고가 잇따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경기 고양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를 불시에 찾아 야간노동 및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살폈습니다. 김 장관은 상시 야간노동이 행해지는 쿠팡 물류센터와 배송센터에서 노동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라고 담당 부서에 실태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 구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이어지자 노동단체에서는 정부가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쿠팡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사망사고의 근본 원인은 쿠팡이 강제하는 살인적인 고강도 노동 환경에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기업의 이윤추구와 정부의 규제 실패가 낳은 참사인데 고용노동부는 과로, 야간노동 위험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만들지 않고 있다"며 "쿠팡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과로 유발 요인을 철저히 적발해 개선을 명령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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