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전세난)서울 전셋집 마련…월급 그대로 모아도 5.5년
2025-12-04 14:06:49 2025-12-04 17:31:1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의 전셋집을 마련하기까지 중위소득 가구 기준으로 5년 반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매매 역시 10년 가까이 소득을 저축해야 하는 상황으로, 수도권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4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J-PIR)은 5.45를 기록했습니다. J-PIR은 전세 보증금을 가구 연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주거비 부담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5.45라는 것은 중위소득 계층이 한 푼도 쓰지 않고 급여를 모으면 5.45년 만에 서울의 중간 가격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 J-PIR은 6월 5.78에서 7월 5.42로 떨어졌다가, 8월 5.44, 9월 5.45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전세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데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물 자체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내 집 마련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9.71로 집계됐습니다. 중위소득 가구가 약 10년간 소득 전액을 모아야 서울의 중간 가격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IR 역시 7월 9.65에서 8월 9.68, 9월 9.71로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주거 진입 장벽은 더욱 높습니다. 저소득층(1분위)이 중간 가격대 주택을 사려면 24년 넘게 걸리고, 고가 주택의 경우 91년 이상이 필요해 사실상 구매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반면 고소득층(5분위)은 중간 가격 주택까지 4.5년, 고가 주택도 17년이면 마련할 수 있어 소득 격차에 따른 주거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주택구매력 지표도 하락세입니다. 9월 서울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HAI)는 45.8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낮아졌습니다. HAI가 100 이상이면 무리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인데, 서울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입니다.
 
이러한 부담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민간 연구기관들은 수도권 집값이 추가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공급 제약에 따른 가격 압력이 강해지면서 수도권 주택가격이 2%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돼 2~3%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세시장도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수요 증가로 올해보다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주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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