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별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애도 기간에도 정청래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한 민주당 내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당 내부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밀어붙이는 정 대표를 향해 "'대통령 팔기'를 그만해야 된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또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당내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절차상 문제 제기와 함께, 합당이 6·3 지방선거에 오히려 불리할 것이라며 합당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공개적으로 표출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에서도 '민주당에 의한 흡수 합당론'에 반발이 터져 나와 양당의 합당 논의에 점차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언주 최고위원, 정 대표, 강득구 최고위원. (사진=뉴시스)
"격전지에서 역효과"…"2030 표심에 불리"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대표 측과 청와대의 사전 상의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관여한 바도 없고 논의한 바도 없는데 (정 대표 측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 아닌가"라며 "대통령 팔기를 그만해야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합당 시 실익이 없다"는 반대 목소리가 연이어 나왔습니다. 오히려 조국혁신당과 합당할 경우 6·3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굉장히 애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격전지에서 자칫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남희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이재명정부는 중도 보수까지 끌어안는 확장적인 정부를 지향하는데, 이렇게 합당하면 기존 공식에 따라 보수 대 진보 진영 대결이 되기 때문에 중도 또는 2030 표심이 민주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광희 의원은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뉴스인사이다'에서 "다당제 옹호론자인데, 조국혁신당이 제3당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며 사실상 양당의 합당을 반대했습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의 계산된 행보란 관측도 나옵니다. 당내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이건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1인1표제도, 합당도 다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고 동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외 명분은 6·3 지방선거 승리이지만, 실제는 정 대표 자신을 지지하는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키우고 호남의 조국혁신당 당원 등을 전당대회 우군으로 삼겠다는 의도란 지적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전 총리의 애도 기간이라는 점에서 이전에 비해 정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는 모양새였습니다. 정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필수 당무를 제외하고 국민과 (이 전 총리) 애도에 집중하겠다"며 현안 관련 발언을 삼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통합을 단순히 물리적 결합으로 보지 않았다"며 "고인에게 통합은 세를 합치는 기술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지난한 과정 그 자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내 논의 없이 합당을 추진한 정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국혁신당마저 '반발' 기류
합당에 대한 민주당 내 반대 분위기 속에서 조국혁신당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조국혁신당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급은 당명 고수 의견과 함께 흡수 합당론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런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이날까진 민주당 내 반발의 여진이 있었지만 27일부턴 이 전 총리의 장례식 일정 등으로 인해 합당 논의 등이 수면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 대표는 이번 주를 애도 추모 기간으로 지정했다"며 "이 기간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과 정책적 논평이나 발언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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