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 통과에도…합당까진 '가시밭길'
정청래 설득에 반대파 '고수'
마지막 카드는 '전당원 투표'
2026-02-03 18:21:16 2026-02-03 18:46:4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일대일로 맞추는 '1인1표제' 도입 안건이 3일 민주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다만 두 달 전 중앙위 투표 때보다 반대표가 1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합당 추진에 대한 반발 여론이 1인1표제 투표에 반대 표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1인1표제가 통과됐음에도 합당 문제를 매듭짓는 데 상당한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정 대표가 합당에 반대하는 3명의 최고위원을 잇달아 만나 설득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반대 여론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는데요. 합당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 대립으로 논의가 길어진다면 결국 정 대표가 '전 당원 투표'를 마지막 카드로 꺼내 들어 정면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수현 수석대변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인1표제 반대표 '증가'…당내 합당 반발 수위↑
 
민주당은 전날 오전 10시 중앙위를 열고 이날 오후 6시까지 당헌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중앙위원 총 590명 중 51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투표율은 87.29%로, 의결정족수인 재적 중앙위원 절반을 넘겼습니다. 지난해 12월5일 부결된 이후 대략 2개월 만에 의결에 성공한 겁니다.
 
다만 1차 중앙위 투표 때보다 반대표가 100표가량 늘어났습니다. 앞서 1차 중앙위 투표에서는 중앙위원 총 596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1명, 반대 102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때와 비교하면 반대표가 102명에서 203명으로 증가했습니다. 합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정 대표가 추진하는 1인1표제 도입 안건에 반대 표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1인1표제 도입 안건이 재도전 끝에 통과함으로써 정 대표도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당내 리더십을 다소 회복하면서 주도권을 가지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인1표제 통과를 계기로 '당원 중심' 명분을 강화하면서 합당 문제를 당원의 선택을 통해 결론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정 대표의 구상대로 합당 논의가 흘러갈지는 불투명합니다. 합당 문제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예상 밖으로 강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 대표가 전날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에 이어 이날 강득구 최고위원과 만나 합당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합당 추진을 중단하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 3명의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의 설득 작업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전날 정 대표와의 회동에서 합당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당내 의견이 압도적인 점, 여론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와 민생에 주력하자고 전했다고 합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6·3 지방선거 전에 합당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홍근 "빨리 일단락"…초·재선 "합당, 지선 이후"
 
당내 최고위원들뿐만 아니라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합당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4선의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 당원 투표는 갈등을 조정하는 해법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고착화하고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합당 논의를 한시라도 빨리 일단락하는 것이 보다 책임 있는 출구 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재선의 한준호 의원은 지난 1일에 이어 이날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전까지 '당원 참여형 공식 논의 기구'를 설치해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진행하자"고 밝혔습니다. 초선의 김문수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졸속 합당 중단'을 촉구하는 전 당원 서명운동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합당 문제 역시 지방선거 이후 충분한 토론과 숙의, 당원·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재논의하자고 했습니다.
 
3선의 진성준 의원은 "합당의 정치적 의미와 효과 등에 대해 차분하되 치열하게 토론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며 당내 토론을 요청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절충점을 찾는 것이 정치"라며 당내 중진 의원과의 간담회를 정 대표에게 제안했습니다. 초선 의원들 모임인 '더민초'에 이어 재선 의원들 모임인 '더민재'는 4일 오전 합당 관련 간담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합당 반대로 이탈한 의원들의 민심과 리더십 균열을 단기간에 복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최악의 경우 정 대표가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도 거론되는데요.
 
정 대표는 당내 반대에도 17개 시도당 당원 토론회, 선수별 의원 모임을 추진해 여론을 수렴할 계획입니다. 당장 5일 오후 국회 간담회를 열고 초선 의원들과 합당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당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경우엔 정 대표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합당의 가부를 묻는 당원 투표라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승래 사무총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3월 중순쯤 합당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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