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다주택자들은 매각과 증여, 보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는데요. 전문가들은 개별 상황과 주택 위치, 보유 목적, 자금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전국 다주택자는 237만7000명(2024년 기준)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주택자는 191만명, 3주택자는 28만3000명으로 집계됩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 수, 보유 지역, 은퇴 여부, 월급이나 운용 자금 흐름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며 “2주택자는 하나를 증여하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 3주택자 이상, 특히 연로한 은퇴자들은 주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 상승 외에도 보유세와 각종 매몰 비용 부담이 크고 고정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매물을 내놓는 것도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양도차익이 많이 나는 주택을 팔고 싶어도 이미 세입자가 있는 매물은 팔 수 없다. 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은 문재인정부 때 대부분 정리돼, 남은 매물도 많지 않다. 외곽 지역이나 가격 상승 여력이 적은 곳이 아니라면 증여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 소장은 이어 “똘똘한 한 채가 아니라면 정리하는 것이 좋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매각은 어려워 겁주는 정책만으로는 매물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다주택자의 매각 어려움을 지적했습니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세입자를 내보내지 않는 이상 거래가 어렵다. 따라서 전세보증금이나 대출 등 채무를 함께 넘겨 과세표준을 낮추는 부담부 증여를 통한 세금 부담 관리가 현실적이지만 강남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은 예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매각이 불가한 상황에서는 증여와 보유 전략을 병행하면서 향후 세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양도세 상담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 "매물 잠김 풀려면 다주택자 매각 퇴로 열어줘야"
증여 전략은 자녀에게 재산을 이전하면서 양도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증여세율이 10~50%로 높아 실제 세금 부담이 양도세보다 클 수 있습니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핵심 지역이나 경기권 주요 지역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대출 부담이 있거나 외곽 지역에 있는 경우,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하고 나머지를 정리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다주택자가 여러 채를 보유하면 양도세 중과로 최대 85%까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핵심 자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유 전략은 단기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피할 수 있지만,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감안해야 합니다.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고정 수익이 없는 다주택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 흐름이 부족한 경우 노후 비용이나 자녀 증여 계획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특히 보유 전략은 내년 이후 보유세 강화와 금융 환경 변화가 겹치면 예상치 못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각보다 증여, 보유 전략이 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 평균 아파트 가격 7억원일 때 팔았던 사람은 현재 평균 가격이 14억원 수준으로 재구매가 어렵다. 매각이 최후의 선택이고, 수요자·보유자 관점에서는 증여나 보유가 더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에서 매물이 소폭 늘었지만, 서울 핵심 지역에서 저렴하게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시장 내 선택권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예 종료 후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책 일관성과 함께 매물을 늘리고 매수자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구조적 환경을 만들어야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것입니다. 송승현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나 대출 조정 등 현실적 조치를 통해 거래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겁주기 정책은 매물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다주택자 선택은 ‘개별 상황 맞춤 전략’인데요. △양도차익이 큰 주택은 매각 고려 △서울 핵심 지역·가격 상승 가능성 높은 경우 보유나 증여 △현금 흐름이 충분하고 보유세 부담 감당 가능하면 보유가 합리적 선택으로 제시됩니다. 그러나 모든 선택에는 세금 부담과 정책 변화, 시장 흐름이라는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는 세금 부담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고, 정부는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