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웃듯 현금부자 청약시장 몰렸다
써밋더힐 32대1, 아크로리버스카이 19대1
2026-05-28 15:22:37 2026-05-28 15:53:06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노량진 재개발 단지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30억원 안팎에 달했음에도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사실상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 시장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지금이 가장 싸다”는 불안 심리가 청약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써밋 더힐’은 일반공급 211가구 모집에 6860건이 접수돼 평균 32.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대방동 ‘아크로 리버스카이’ 역시 132가구 모집에 2611명이 몰리며 평균 19.78 대 1로 마감했습니다. 두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이 다음달 5일로 동일해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음에도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업계에서는 청약 수요자들이 입지와 희소성을 중심으로 선별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두 단지 모두 전용 84㎡ 분양가가 30억원에 육박해 청약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써밋 더힐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9억7820만원,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27억958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강남권 주요 단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입니다. 
 
써밋 더힐에서는 전용 84㎡C 타입이 1가구 모집에 78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인 78 대 1을 기록했습니다. 84㎡A 타입 역시 8가구 모집에 482건이 접수돼 60.25 대 1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중소형 면적에서도 수요가 집중됐습니다.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59㎡A 타입은 92가구 모집에 3404명이 신청해 37 대 1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59㎡D 역시 27 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했습니다.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소형 면적 경쟁이 특히 치열했습니다. 전용 44㎡는 4가구 모집에 307명이 몰리며 76.75 대 1을 기록했고, 51㎡C 타입도 62.2 대 1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국민평형인 84㎡A 타입 역시 14.44 대 1 경쟁률로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분양가 부담이 낮은 소형 면적에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급 감소 우려에 청약 대기 수요 유입…고분양가에도 완판
 
서울 핵심지 신축 공급 부족 우려와 한강변 입지 선호 현상이 맞물리며 고분양가 부담을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흑석·노량진 일대는 여의도와 용산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미래가치 기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습니다. 여기에 최근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 우려까지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분위기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분양가에도 청약 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 부족 우려가 크다는 의미”라며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고 전세·월세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축 희소성이 커지면서 선호 지역 새 아파트 가격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고, 이 같은 흐름이 기존 매매시장과 전월세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핵심지는 분양가가 높아졌더라도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시세차익 기대가 가능한 경우 청약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동원력이 중요한 시장이 되면서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향후에도 분양가와 주변 시세 간 격차 여부가 청약 흥행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일부 수요는 다시 기존 매매시장으로 이동해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무순위 청약시장에서도 서울 핵심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26일 진행된 서울 동작구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노량진6구역 재개발) 무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59㎡ 1가구에 1726명이 몰리며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용 84㎡ 역시 1가구 모집에 743명이 신청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 무순위 청약도 56가구 모집에 1209명이 몰리며 평균 21.6 대 1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18일 진행된 서울 서대문구 ‘DMC 가재울 아이파크’ 생애최초 무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59㎡ 1가구 모집에 1만9476명이 신청했습니다. 
 
실제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계약 성적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는 정당계약 개시 일주일 만에 86가구 계약을 마쳤고, 용산구 ‘이촌 르엘’ 역시 2주 만에 88가구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약시장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분양가가 25억원을 넘는 주택형은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 한도가 제한돼 실제 계약까지 이어가려면 최소 수십억 원 규모의 자기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청약 제도가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고자산가 위주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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