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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쿠쿠홀딩스(192400)가 지난해 잠정 실적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주력 상품인 밥솥의 내수 매출이 정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축소와 투자 둔화,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논란까지 겹치며 단기 실적 방어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쿠쿠홀딩스)
밥솥 내수 매출 2년째 감소…해외 확대 공언에도 수출 비중 줄어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6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5944억원 대비 13.3% 올랐고, 영업이익도 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662억원 대비 18.1% 올랐다.
실적 선방에도 구조를 살펴보면 성장 동력은 힘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주력상품인 '밥솥'의 내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회사 매출 구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내수 약 80%, 수출 약 20%로 내수 의존도가 높다. 또한 ‘밥솥’ 상품은 전체 매출액의 69.53%를 차지한다.
지난 2022년 4741억원을 기록했던 밥솥 상품(IH 압력밥솥, 열판 압력밥솥, 전기 보온밥솥) 내수 매출액은 2023년 4693억원으로 줄었고, 이어 지난 2024년에는 4538억원으로 줄었다. 과거 2년 연속 주력 상품인 밥솥 전체 국내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밥솥 상품 매출은 34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352억원) 대비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다만, 수출 부분에서 매출이 늘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 매출은 2023년 1552억원, 2024년 1757억원, 2025년 3분기 139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미국,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 중이며, 온라인 시장에서도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기밥솥 등의 가전 매출비중은 2024년 대비 2025년 내수(유통 기준 68.66%→69.43%)는 늘고, 수출(21.07%→20.7%)은 감소했다.
이와 관련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의 IH 압력밥솥을 중심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 등 주요 해외 법인이 성장하며 글로벌 가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R&D·투자 축소 속 자사주 EB 발행…확보 자금 '어디로'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쿠쿠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638억원으로 전년 2433억원에 비해 8.4% 늘었고, 영업이익도 355억원으로 전년 303억원에 비해 16.9%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지난해 총 실적도 성과를 거뒀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 지표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4년 75억원에서 2025년 57억원으로 24% 떨어졌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도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3년째 하락세를 보인다. 2023년 0.95%, 2024년 0.9%, 2025년 0.85%다.
유형자산 투자도 둔화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1억원 대비 급증했다. 이는 자산 매각 등으로 유입된 현금이 투자 지출을 상회했다는 의미로, 적극적인 설비 확장보다는 보수적인 자금 운용 기조로 해석된다.
그중 유형자산의 취득 항목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90억원으로 전년 마이너스 177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이는 공장·설비 등 유형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 집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9월 자사주를 활용해 약 903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용한 자사주는 전체 주식의 6.5%며, 교환가액은 당시 주가보다 15% 높은 3만 9050원이다. 쿠쿠홀딩스는 이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올라가 주주에게 유리하지만, EB 발행 시 해당 자사주가 시장에 풀릴 수 있어 주식수가 다시 늘어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은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앞두고 있었을 때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피해 EB로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꼼수 발행'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황도 아니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쿠쿠홀딩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622억원이며, 부채비율도 20.55%를 기록했다. 이에 EB로 확보한 자금이 올해는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이어질지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EB발행은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며, 자사주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시장에서 추가 자본을 조달하고, 중장기 성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며 "EB발행은 자사주 활용 논의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으며, 입법화 논의가 본격화되며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실행한 건"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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