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윤금주 수습기자] 한국은행이 반도체 등 수출 호황과 소비 회복세를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연 2.50%로 6연속 동결하며 현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수도권 집값과 환율 불안이 여전한 데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금융통화위원 전원 일치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포워드 가이던스(조건부 금리전망)에서도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관망 기조를 이어가는 흐름입니다. 시장에서도 경제 성장 기대감이 커지는 동시에 미국 관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동안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출 호조·소비 회복'에 성장 전망 '쑥 ↑'
한은은 26일 올해 첫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8%)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반도체 호황과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등으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경제 심리 회복에 따른 소비 등 내수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뒤따랐습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는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설 투자 부진은 이어지겠지만 소비 회복세가 지속하고, 수출 및 설비 투자 증가세도 반도체 경기 호조 및 양호한 세계 경제 성장세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과 설비 투자 증가세가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소비 측면에서는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 등이 0.05%포인트 정도 높이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건설 투자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점은 성장 전망을 약 0.20%포인트 낮추는 요인이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2%로 0.1%포인트 높였습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로 기존 전망치(2%)를 유지했습니다.
금융 불안 여전…당분간 동결 기조 유지할 듯
이와 함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만장일치 동결하며 6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5월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7월부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연달아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관련 문구를 삭제하면서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습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은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에는 성장률 개선에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의 필요성이 낮아진 데다, 환율과 집값 불안이 여전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각종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1400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며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도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증가폭이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날 처음 공개된 금통위원 7명의 포워드 가이던스 점도표에서는 6개월 뒤 기준금리도 2.50%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점)이 전체 21개(위원당 3개 전망치) 가운데 16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2.25% 인하 전망에는 점 4개가 찍힌 반면, 2.75% 인상 전망에는 점 1개만이 표시됐습니다. 이는 금통위가 향후 6개월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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