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정펄프도 당했다?…유안타증권, ‘불완전판매’ 70% 배상 책임
상장사도 몰랐던 파생상품의 위험정보
1심 투자자 보호의무 위반 인정
유안타, KB증권에 소송고지…폭탄돌리기 되나
2026-03-03 13:54:09 2026-03-03 15:00:2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스피 상장사 삼정펄프가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20억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소송에서 유안타증권의 '불완전판매' 책임이 무겁게 인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손해액의 70%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2심 선고를 앞둔 유안타증권은 상품 설계사인 KB증권에 소송고지를 신청해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 등 파장이 주목됩니다.
 
3일 금융투자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삼정펄프가 유안타증권의 권유로 가입한 TRS(총수익스왑) 연계 DLS 펀드(KB증권 설계, DB자산운용 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한 분쟁입니다. 삼정펄프 측은 투자 결정 과정에서 유안타증권의 착오와 기망에 의한 계약 취소(주의적 청구)를 주장하는 한편,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예비적 청구)을 지난 2023년 청구했습니다.
 
통상 상장사는 고도의 자금 운용 능력을 갖춘 '전문투자자'급으로 간주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계약 자체를 무효화해달라는 삼정펄프 측의 주의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판매사의 고지 의무 위반을 물은 예비적 청구를 부분 인정하며 손해액의 70%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KB증권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실체는 복잡합니다. KB증권은 보유 중인 수익증권을 유안타증권 등에 양도하며 약 817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자산의 공정가치가 변동할 경우 그 위험은 회사(KB증권)에 우선적으로 귀속된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은 펀드 업무 관리의 실질적 주체가 본인들이 아닌 설계사에 있다는 점을 입증해 배상 책임을 덜어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판매사인 유안타증권은 2심 변론 종결 직전, 상품 설계 주체인 KB증권에 ‘소송고지’를 신청했습니다. 소송고지란 민사소송에서 판결의 결과가 제3자의 법률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알리는 절차입니다. 판결 결과에 따라 구상권 청구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러한 백투백 헤지(Back-to-Back Hedge) 구조가 손실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회색지대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판매사(유안타증권), 설계사(KB증권), 운용사(DB자산운용)가 각각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면서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 속에 투자자의 보호받을 권리가 소외된다는 분석입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요즘 비슷한 소송이 잦은데, 설계와 운용, 판매로 세분화된 금융상품의 다층적 구조가 사후 책임 분쟁 시 각 주체의 입장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이번 재판은 기업 투자자에 대한 금융사의 보호 수준을 재확인하고, 파편화된 책임 구조 내 실질적인 귀책 사유를 가늠할 판례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법적 절차에 따라 소송이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한편, 2심 재판부는 최근 변론을 종결했으며 오는 4월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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