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불법 수사 계획을 세웠던, 이른바 '수사2단' 관련자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입건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범죄단체 성립을 위해서는 지휘·통솔 체계와 계속성·지속성이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이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어떠한 목적으로 범행을 모의했는지, 체계적 비선 조직을 갖췄는지 규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과정에서 이른바 '비선 실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씨 재판에 출석해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지난달 31일 노 전 사령관을 비롯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정성욱 전 사업단장,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 등 4명을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앞서 김지미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내란 과정에서 있던 합수부(합동수사본부) 수사2단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에 관한 불법 수사 계획과 관련해 범죄단체조직죄로 입건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수사 방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실행에 옮긴 겁니다.
수사 2단은 민간인 신분의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에 앞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을 통해 구상했던 비선 조직입니다. 이들은 비상계엄 당시 합동수사본부 산하에 수사2단이라는 비선 조직을 꾸리고, 계엄 당일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선관위 서버를 탈취하고 직원 체포를 계획해 선관위를 장악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범죄단체조직죄(형법 제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활동하는 경우 성립합니다. 과거에는 조직폭력 범죄에 주로 적용되던 혐의였지만, 최근에는 폭력·마약·사기·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확대 적용되고 있습니다. N번방 사건에서 디지털 성범죄 단체에 적용된 전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적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법리 적용의 관건은 수사2단이 '범죄단체'의 요건을 충족하느냐에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범죄단체 성립을 위해 지휘·통솔 체계와 계속성·지속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괴, 간부, 가입자를 구분할 수 있는 위계 구조와 지속적 활동 의도가 인정되는지가 관건입니다.
특검 측은 수사2단이 계엄 선포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준비됐고, 선관위 직원 체포 계획이라는 구체적 목표 아래 역할이 분담된 위계 구조를 갖췄다는 점을 근거로 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노 전 사령관은 수사2단 결성을 위해 민간인 신분으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에게 요원 46명의 계급·출신 등 인적사항을 요구해 취득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이미 재판에 넘겨져 1·2심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제2수사단 구성은 계엄 사태를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며 수사단 결성이 내란 준비 행위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계엄 당일을 전후한 단기간의 활동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피의자 측이 '계속성' 요건 미충족을 강하게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사2단이 선관위 직원 체포를 계획했지만 실행에는 이르지 못한 만큼, 목적 범죄가 미완성인 상황에서 단체 조직죄가 성립할 수 있느냐는 법리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단체 조직·가입 행위 자체로 성립하지만, 목적 범죄가 계획 단계에 그친 경우 범죄 목적의 명확성과 처벌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결국 노 전 사령관이 언제부터 알고 있었고 어느 위치에서 어디까지 개입하였는지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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