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서울과 인천 교육감 선거에선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거나 독자 노선을 걷는 후보들이 난립한 탓에 유권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대표 주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단일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3번의 단일화'에도 8명 후보 난립하는 서울교육감 선거
지난달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통해 민주진보 단일 후보로 선출된 정근식 후보 측은 연일 자신의 대표성을 강조하며 한만중 후보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 측은 27일 페스이북을 통해 "추진위가 결정한 서울 민주진보 단일 후보는 정근식"이라며 "정근식은 시민참여단 지지로 선출됐다. 전국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이름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정근식 후보(왼쪽)와 윤호상 후보가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전날에도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한만중 후보는 전국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들 이름을 악용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냈습니다. 선대위는 "한 후보는 경선 결과 불복도 모자라 자신이 민주진보 공식 후보인 것처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며 "단순한 정치적 과장을 넘어 서울 시민의 판단을 의도적으로 흐리게 만드는 정치적 기만 행위"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한 후보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을 포함한 전국 진보 단일 후보 명단과 사진을 올리고선 '민주진보 교육감 15인',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입장문을 내고 "조직적 경선(비용) 대납과 불법 정당 표방에 대한 진실부터 규명하라"며 "정 후보는 당장 선관위 고발 사안에 대해 명백히 자백하고 사죄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보수 쪽은 '단일 후보'를 자처하는 후보가 모두 3명입니다.
서울의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는 지난달 6일 윤호상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그런데 경선에 참여했던 류수노 후보는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며 경선에 불복하더니 출마를 강행했습니다.
2024년 서울교육감 재선거에 보수 단일 후보로 출마했던 조전혁 후보 역시 지난달 30일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조 후보는 류 후보와 둘만의 단일화를 진행했는데, 류 후보가 선출됐고 즉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뒤 조 후보도 여론조사 문항이 합의와 달랐다며 독자 출마로 방향을 튼 겁니다.
류 후보와 조 후보는 여론조사 절차에 대한 위법,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을 주고받았습니다.
나일수 윤호상 캠프 대변인은 "류 후보는 중도·보수 단일 후보, 조 후보는 2024년 보수 단일 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며 서울 시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보수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원칙을 내팽개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단일화 안 하고 '진보' 자처한 도성훈…전교조 경력 '슬쩍'
인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의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민주진보교육감 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임병구 후보를 민주진보 단일 후보로 추대했습니다. 선출이 아니고 추대된 이유는 추천위의 꾸준한 경선 참여 제안에도 불구하고 재선 교육감인 도성훈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해서입니다.
그런데 도 후보 역시 선거 벽보와 공보물, 현수막 등에 '민주진보'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는 삭제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 이력을 이번 선거공보물에는 다시 넣었습니다.
인천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씨 취임 직후 치러진 4년 전 선거에서는 도 후보가 가장 내세웠던 전교조 인천지부장 이력을 삭제했다"며 "이제 민주당이 지지를 받으니 다시 이력을 넣는 꼴이 노회한 정치인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임병구캠프도 "도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자칭 민주진보 교육감일 뿐"이라며 "인천 시민사회가 인정하는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는 임병구 후보 한 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도성훈 캠프 측은 "추천위가 공정하지 않아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며 "'민주진보' 문구는 후보 자신이 표방하는 철학을 기재한 것이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선거는 '2인 체제'…진보는 '안민석 원팀' 단일대오
지난 16일 진행된 안민석 캠프 발대식. (사진=안민석 페이스북)
서울·인천과 비교하면 경기도는 진보에서 안민석, 보수에서 임태희 2명의 후보만 출마해 구도가 명확합니다. 특히 단일화 경선을 통해 선출된 안민석 후보는 진보 단일대오를 꾸려 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안민석캠프는 지난 16일 선대위 발대식을 열고 통합선대위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통합선대위엔 민주진보 경선에 참여했던 성기선·박효진 전 예비후보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또 상임고문단에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멘토단 공동단장에는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캠프 관계자는 "경선에 참여했던 성기선·박효진 상임선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돕고 있어 넓은 경기도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진보 원팀으로 승리를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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