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6·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지역 발전을 내건 각종 공약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경제 자립 방안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산업 육성이 주요하게 거론됩니다. 지역의 풍부한 천연물을 바이오산업과 연결해 산업을 키우겠다는 후보들의 구호는 높지만 ‘디테일’을 뜯어보면 현실성이 낮거나 허무맹랑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뉴스토마토>가 만난 전문가는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실질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바이오산업 육성이 지자체장의 이른바 ‘치적 쌓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럴듯한 건물만 짓고서 그다음은 없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지역 바이오산업이 성공하려면 규모의 경제 관점이 적용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절실합니다. 현재처럼 한 지역이 바이오산업 예산을 따오면 다른 지역도 덩달아 비슷한 사업으로 예산을 따오는 행태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이의준 전 성남산업진흥원장은 지역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중앙 및 지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이의준 전 성남산업진흥원장의 일갈입니다. 2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이 전 원장은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장, 중소기업정책개발원장 등을 거쳐 최근까지 성남산업진흥원장으로 재직했습니다. 현재는 중소기업의 컨설팅과 애로 사항을 수렴하고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앙과 지역 모두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을 해왔던 그는, 특히 바이오 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R&D 기반에 규제는 심하고, 제품 개발을 위한 의료데이터 확보가 어렵습니다. 어렵사리 개발하더라도 시장 진입이 힘들고, 규제로 홍보조차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중에서도 지역의 바이오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자립조차 힘든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국내 여러 지역은 바이오산업을 위한 원재료가 풍부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토양은 갖춰져 있습니다. 각 지자체가 바이오산업 특화를 목표로 나름의 개발을 하고 있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이 전 원장은 “지역 정부의 형식적 사업, 즉 하드웨어만 만들어 가동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듯한 건물을 지어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그 자리에 앉히는 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중앙 정부의 이른바 예산 나눠 주기식 집행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어떤 지역이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예산을 따오면 다른 지역들도 비슷한 규모로 다 따라 합니다. 될 것 같으니, 기반이 전혀 없음에도 하겠다고 나섭니다.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에 예산이 돌아가지 않으니 특별히 더 잘하는 지역도 없고 산업 자체가 크질 못합니다.”
그는 성남산업진흥원 재직 시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데 관심을 쏟았습니다. 지역 바이오 기업이 겪는 소비자와의 접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역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토대로 제조한 의약품이나 식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단계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도 소비자와의 접점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객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통해 제품을 선택합니다. 지역에서 개발된 제품을 수도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며 기업들을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기업 간 협업을 위해 지역의 기관 사이의 소통이 우선돼야 했습니다. 비용과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조성된 네트워크가 ‘한국사업진흥연합회’입니다. 이 전 원장을 중심으로 현재 전국에 있는 15개 지역 진흥원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전 원장은 “바이오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에서 지역별로 특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앙과 지역의 긴밀한 협업과 함께 예산 나눠 주기식의 집행 대신 정말 잘하는 곳에 선택과 집중적 지원으로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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