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다음, 신규 콘텐츠 실험 수포로…AI 포털만으로 반전할까
게임·숏드라마 등 신규 콘텐츠 1년 만에 사실상 소멸
"AI 접목만으론 한계…킬러 콘텐츠·조직 안정화가 관건"
2026-06-02 06:00:00 2026-06-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9일 14: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한때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20%대를 차지했던 포털 '다음(DAUM)'이 신규 콘텐츠 실험에서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새 주인을 맞았다. 게임 서비스는 출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 수순을 밟았고 숏드라마 채널 역시 존재감을 잃으면서 검색 점유율은 3%대까지 추락했다. AI 기업 업스테이지는 다음 운영사 AXZ를 인수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다음의 데이터를 결합한 'AI 포털'을 내세웠지만, 체류시간을 끌어올릴 킬러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에서 AI 기술만으로 구조적 쇠퇴를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업스테이지, 다음 인수 속도…'콘텐츠 사업'은 어쩌나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는 포털 '다음(DAUM)' 운영사인 AXZ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업스테이지가 AXZ를 인수한 목적은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의 기술 고도화다. 솔라를 다음이 보유한 검색 엔진 및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와 결합하여 학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는 다음의 전체 서비스를 인공지능(AI)으로 재구성하여 차세대 AI 포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수 후에도 AXZ는 독립 법인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업스테이지가 다음의 모든 콘텐츠 서비스를 구조조정 없이 모두 인수하기로 하면서 투자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 매출에서 다음 PC·모바일, 카카오스토리, 스타일 등을 맡고 있는 포털 비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80억원으로 전년(740억원) 대비 8.1% 줄어들었다. 포털 비즈의 연 매출은 2022년 4240억원에서 지난해 2970억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다음은 네이버, 빙(Bing) 등 다른 포털들에 밀리며 검색 시장 점유율 5%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은 네이버가 65.1%, 구글이 25.8%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3.3%에 그쳤다. 카카오와 합병 전 20%대를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포털 이탈과 인스타그램·유튜브 중심의 정보 탐색 트렌드 등도 시장 점유율 하락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음을 운영하는 AXZ는 지난해 5월 카카오의 사내 독립 기업(CIC)에서 분사 후 독립 법인으로 다음을 운영해 왔다. 당시 AXZ는 다음의 실적 부진을 딛고자 본격적인 '종합 콘텐츠 플랫폼' 전환을 선언하며 다양한 신규 콘텐츠 서비스들을 출시했다.
 
다음 '숏드' 채널. (출처=다음 홈페이지)
  
그러나 신규 콘텐츠들도 다음 포털의 성적을 밀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출시한 신규 콘텐츠도 일부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먼저 7월 오픈한 '게임온다음'은 이달 28일 서비스 종료한다. 게임온다음은 모바일 버전에 ▲시사 상식 퀴즈인 '퀴즈 ON 뉴스' ▲카드 뒤집기 게임인 '숨은 고양이 찾기' ▲기억력 테스트 게임인 '숫자 기억' 등 총 세 가지 미니 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려 포털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출시 1년 채 안 되어 막을 내렸다.
 
같은 해 5월 숏폼 서비스 '다음 루프(loop)'에 선보인 오리지널 숏 드라마 콘텐츠 '숏드'도 성과가 부진하다. 숏드는 숏폼 형식의 드라마로 코미디, 스릴러, 로맨스 등 인기·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다. 출시 당시엔 릴숏 등 해외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미국·일본·인도네시아 등에서 순차 공개 및 글로벌 제작 협업을 하겠다고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출시 1년이 지난 지금 다음 루프 홈페이지 탭에선 '숏드' 채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운영 중인 숏 드라마는 <보디가드의 비밀 계약 시즌2 > 한 작품 있으나, 현재 '서비스가 종료됐다'며 시청할 수 없다.
 
AXZ 관계자는 <IB 토마토>에 "아직 서비스 종료는 아니다. 한 드라마마다 회차가 길지는 않고 현재 운영 작품만 연재를 종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AI만으론 부족…콘텐츠 차별화가 생존 변수
 
일각에선 유저들의 낮은 포털 접속률을 넘어서 콘텐츠 서비스의 질 개선이 먼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검색 엔진으로 넘어간 유저들을 다시 '록인(Lock-in)'하려면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다음만의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업스테이지가 LLM '솔라'를 다음 검색·콘텐츠 데이터와 결합해 맥락 기반의 '콘텍스트 AI'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세웠지만, 이미 다른 검색 엔진도 AI를 포털에 접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AI만으론 다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AI 접목과 더불어 콘텐츠 발굴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다음 본연의 포털 역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IB 토마토>에 "신규 콘텐츠 등 미래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AXZ 관계자는 "카카오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검토 중"이라면서 "다음의 강점은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카페, 앱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함과 동시에 루프 숏폼이나 뉴스 등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포털 플랫폼 확보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생태계 진입과 내년 초 기업공개(IPO)라는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업스테이지가 콘텐츠 개선과 더불어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양주일 AXZ 대표가 이달 사퇴 의사를 밝히고 새 대표에 업스테이지 출신 이건수 AI검색부문장이 내정됨에 따라 대내외적인 조직 혼란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AI 검색 중심 포털로 전환하면서 대규모 GPU 인프라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스테이지가 AI 포털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다음이 갖고 있는 강점인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결합해 다른 검색 엔진과 얼마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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