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의 활용 폭 확대에 나섰습니다. 비수익 게임을 정리하는 동시에, 이미 이용자 기반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IP에는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겁니다. 흥행작을 단순히 오래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오프라인 공간, 리메이크, 글로벌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며 장기 수익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입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살아남은 IP에 대한 재투자에 나서는 추세입니다. 신작 흥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검증된 IP는 게임사에 안정적인 선택지로 작용하기 마련인데요. 이미 형성된 팬덤과 세계관, 캐릭터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용자 재유입을 유도할 수 있고, 흥행 시 게임 밖 영역으로도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 야외 '매직아일랜드'에 조성된 '메이플 아일랜드 존'. (사진=뉴시스)
IP, 게임 안에서 밖으로
과거에는 개발사가 콘텐츠를 만들고 이용자가 이를 소비하는 구조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콘텐츠 공급 부담을 줄이면서도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는 셈입니다.
일례로
크래프톤(259960)은 'PUBG: 배틀그라운드'의 2026년 개발 로드맵에서 신규 모드와 UGC 확대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단순한 맵·아이템 업데이트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 구조를 강화한 건데요. 배틀그라운드를 하나의 게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이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장기 운영 가능한 플랫폼형 IP로 고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IP를 게임 밖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롯데월드에 마련한 '메이플 아일랜드'는 게임 속 세계관과 캐릭터를 오프라인 체험 공간으로 옮긴 경우입니다. 이용자는 게임 안에서만 보던 몬스터와 공간을 현실에서 경험하고, 굿즈와 이벤트를 통해 IP와 접점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오프라인 확장은 장수 IP의 활용 방식이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게임을 쉬고 있는 이용자에게는 재유입의 계기가 되고, 기존 이용자에게는 충성도를 높이는 장치가 됩니다. 또 이는 신규 이용자에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기 전 IP를 먼저 접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원작 경험 살리고 신규 접점 넓힌다
검증된 IP 활용 방식이 단순 후속작 출시를 넘어, 리메이크와 장르 재해석을 통해 기반이 확대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원작 이용자에게는 익숙한 콘텐츠를 다시 제공하고, 신규 이용자에게는 기존 IP를 접할 수 있는 진입로를 만드는 식이죠.
넷마블(251270)의 경우 검증된 IP를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세븐나이츠 리버스'로 같은 IP 기반 라인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넷마블 관계자는 "세븐나이츠 IP를 이용해 세븐나이츠 키우기, 세븐나이츠2 등 여러 게임을 출시해 왔다"며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세븐나이츠의 가장 기본이 됐던 원작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즐겁게 했던 세븐나이츠 게임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검증된 IP라고 해서 반드시 흥행을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장수 IP의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이용자 반응을 빠르게 읽고, 업데이트와 운영에 반영하는 라이브 서비스 역량이 뒤따라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피드백을 주의 깊게 보고, 우선순위를 따져 업데이트에 반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장수 IP 가꾸되 새 IP 발굴도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핵심 IP 재투자를 게임사들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전략이라 진단합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핵심 IP는 할 수만 있으면 최대한 잘 가꾸는 게 맞다"며 "이는 새로운 IP를 만들고 홍보하는 데 드는 노력과 비용, 시간보다 훨씬 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존 IP에만 의존해서는 장기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장수 IP를 계속 시리즈물로 만들어가는 전략과 함께, 또 다른 장수 IP를 발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장수 IP 육성 전략도 이용자와의 접점 확대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김 교수는 "특정 IP가 게임으로 성공하면, 인접 장르와 인접 플랫폼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것도 좋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식"이라며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 콘서트, 만화책 등 인접 장르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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