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 쇼크·반도체 폭락에 코스피 '검은 월요일'
코스피·코스닥 서킷브레이커, 양대지수 동반 폭락
미 비농업고용 예상치 두배, 금리인상 우려 재점화
증권가 "투매보다 관망" vs "20% 추가 하락 가능"
2026-06-08 16:54:45 2026-06-08 17:22:54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와 반도체주 급락에 '검은 월요일'을 맞았습니다. 장 시작과 동시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피는 8% 밀리며 75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습니다. '9000선'을 눈앞에 두고 가파른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외 악재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한꺼번에 꺾였다는 분석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장을 마쳤습니다. 장 초반 코스피는 8% 넘게 급락하며 7442.73까지 밀렸고 오전 9시3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모든 매매가 중단됐습니다. 코스피 시장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미·이란 전쟁 여파가 미쳤던 지난 3월9일 이후 약 석 달 만이자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 거래 재개 후에는 오전 9시34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6.26% 하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잇따라 발동됐습니다. 개인이 홀로 1조7631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43억원, 1조6267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코스닥 역시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에 거래를 마치며 석달 만에 '천스닥' 고지를 내줬습니다. 
 
외환시장 역시 출렁였습니다.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며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1원 급등한 1555.2원에 출발해 1550원대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환율 시초가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합니다. 
 
이번 폭락 도화선으로는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가 꼽힙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이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8만5000명)의 두 배를 넘어서자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재점화됐습니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은 61.93%까지 치솟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5%대를 돌파했습니다. 이에 고금리 압박을 받기 쉬운 기술주, 특히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종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13.25%), 인텔(-11.28%), AMD(-10.86%), 엔비디아(-6.20%)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줄줄이 폭락하자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파란불'을 켰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10.18% 내리며 30만원선이 붕괴됐고, SK하이닉스(000660)도 7.68% 하락했습니다. 현대차(005380)(-8.71%), SK스퀘어(402340)(-11.13%)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의 미래가 밝은 것은 절대적 사실이며 주식을 더 저렴히 살 기회"라고 발언한 가운데  #네이버(9.20%), SK텔레콤(017670)(0.28%) 등 협력 기대주 일부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등 기대와 추가 하락 경고가 엇갈렸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 폭락은 AI 수요 둔화보다 주가 폭등과 쏠림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고용 서프라이즈가 과열 해소의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8% 이상 급락 이후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은 경우 급락 후 30일 평균 수익률이 6.5%였다"며 투매보다 관망에 무게를 뒀습니다. 반면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코스피가 최대 34.8% 하락한 선례를 들어 20% 이상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아직 바닥 신호가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8000이 깨졌다고 대폭락이라 할 수 있는데 1년 전 2700에 비하면 엄청나게 올라온 것"이라며 "진폭이 크지만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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