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배구조 분석)주요 대기업 준수율 77%…‘집중투표제’ 과제
'대기업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보니
15개 항목 중 평균 11.5개 항목 준수
LG 13.6개…포스코·HD현대 뒤이어
‘집중투표제’ 등 이사회 관련 미준수
2026-06-21 12:56:55 2026-06-21 12:56:5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출 대상이 올해부터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사들이 15개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평균 11.5개를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준수율은 약 77%로, 주주·감사기구 관련 지표에서 높은 준수율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사회 관련 지표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대부분이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주요 대기업 비금융 상장사들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이들은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중 평균 11.5개 항목을 준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가 이사회 구성, 주주권 보호, 내부통제 운영 등 비재무 정보를 별도로 공개하도록 한 지표입니다. 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올해부터 제출 대상이 코스피 전 상장사로 확대됐습니다.
 
㈜한화 지표 ‘껑충’…첫 공시 기업 ‘부진’
 
그룹별로 보면 LG그룹이 13.6개로 평균값이 제일 높았으며, 포스코그룹과 HD현대그룹의 평균값이 각각 12.2개, 12개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한화그룹 11.8개, 현대차그룹 11.4개,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11.3개, SK그룹과 GS그룹 10.1개 순이었습니다. 상장사 가운데 15개 핵심지표를 모두 준수한 기업은 포스코홀딩스와 SK텔레콤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핵심지표 준수율이 개선된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15개의 지표 가운데 12개를 준수하며 80%의 준수율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준수율이 46%(7개)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뚜렷한 모습입니다. LG CNS 역시 준수율이 2024년 60%(9개)에서 86.6%(13개)로 26.6%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다만 올해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대부분 기업들은 핵심지표 준수율이 낮았습니다. HD현대마린엔진은 15개 항목 중 7개 항목을 준수했으며, GS그룹 SYTS(전 삼양통상)는 5개 항목을 준수했습니다.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15개 항목 중 10개 항목을 준수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LG·삼성·현대차, 이사회 항목 미준수
 
주요 대기업집단 중 가장 높은 준수율을 기록한 LG는 11개 상장사 중 7곳이 14건을 준수했습니다. ㈜LG, LG전자, LG생활건강, LG화학, LG유플러스, HS애드 등 6개 회사가 지난해보다 준수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항목을 준수했습니다.
 
13건을 기록한 기업은 4곳으로, 이 중 LG이노텍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를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개최 27일 전에 공시하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 CNS는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을 미준수했습니다. 11개 상장사가 공통적으로 준수하지 않은 항목은 ‘집중투표제 채택’이었습니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반적으로 주주·감사기구 관련 지표 준수율이 높았지만 이사회 관련 준수율이 낮았습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12곳 계열사는 공통적으로 전자투표 실시, 부감사기구 내 회계·재무 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 항목을 준수했습니다.
 
하지만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과 ‘집중투표제 채택’은 모든 상장사가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삼성 측은 배당정책 공시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는 보고서에서 “2017년부터 3년 단위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 공시하고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어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11개 상장사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독립적인 내부 감사부서 설치’를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아는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이 2020년 6월 이후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 중입니다.
 
서울 도심에 입주한 기업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현대차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운영규정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보고서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나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2025년 4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사외이사회 운영규정을 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통 과제 ‘집중투표제’…“9월 시행”
 
주요 대기업 상장사들은 대부분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가진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주주권 강화 장치 중 하나로 꼽힙니다.
 
기업들은 올해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며 오는 9월부터 집중투표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사는 오는 9월 10일부터 집중투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집중투표제는 의결권 분산으로 소액주주의 대주주 견제에 도움이 되지만, 경영 안정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하다”며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하려는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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