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시총 1위 등극
HBM 주도권·엔비디아 공급망 수혜…올해 주가 331% 급등
증권가 목표가 430만원 제시…ADR 상장 기대에 재평가 확산
2026-06-22 17:22:02 2026-06-22 17:30:00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SK하이닉스(000660)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보통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바탕으로 25년 7개월간 이어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1위 체제를 무너뜨린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추가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61% 오른 29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가총액은 2080조3782억원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 2066조6595억원을 13조7187억원 앞섰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2시42분 기준 시가총액 2086조7925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추월했습니다. 이후 장중 등락 과정에서 순위가 바뀌기도 했지만 삼성전자가 약세로 전환하고 SK하이닉스가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결국 종가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만 이번 역전은 보통주 기준입니다. 삼성전자 우선주 시가총액은 179조7311억원으로, 이를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시가총액은 2246조3906억원에 달했습니다.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166조0124억원 많습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21일 이후 처음입니다. 삼성전자는 1999년 7월29일 처음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도 선두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11월4일 처음 시가총액 2위에 오른 뒤 삼성전자를 꾸준히 추격해 왔습니다. 이후 HBM 시장을 선점하며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렸고, 이날 마침내 삼성전자를 제치고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습니다.
 
시가총액 역전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망 내 핵심 HBM 공급업체로 자리 잡으며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도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가 기업 전체 가치에 상대적으로 분산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가 흐름도 이를 반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첫 거래일 종가(67만7000원) 대비 331.2%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75.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수익 구조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 메모리 업종은 업황에 따라 실적이 급등락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산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HBM 비중 확대와 장기공급계약(LTA) 확산으로 수익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단순한 업황 호조를 넘어 기업 체질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하반기 ADR 상장 기대감도 주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을 위한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패시브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추가적인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63만원에서 4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습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체질로 변모했다"며 "미국 마이크론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상을 부여받는 반면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6.6배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글로벌 테크 기업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밸류에이션 매력 외에도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레버리지와 글로벌 자금 유입 구조 역시 SK하이닉스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에 집중돼 있어 업황 개선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부각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를 타깃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는 반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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