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전력기기 호황에 ‘자동화’ 무장…HD현대일렉 전진기지 배전캠퍼스
AI·로봇으로 생산성 혁신한 ‘스마트 공장’
로봇이 검수, 제품 조립까지…효율 확대
AI 모니터링…고객 요구 대응 역량 확보
2026-06-28 14:00:00 2026-06-28 15:05:02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예전엔 사람이 했지만, 이제 ‘시스템’이 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청주 배전캠퍼스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의 말처럼, 지난 25일 찾은 약 2만5000평 규모 배전캠퍼스의 평일 근무 인력은 채 100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중심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적은 인력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입니다. 충북 청주 센트럴밸리에 위치한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는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차단기 등 5만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거점입니다.
 
자재 검수부터 생산라인 이동, 조립까지 로봇이 맡는 스마트 공장으로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국면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중입니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배전캠퍼스가 들어서면서 기존 공장보다) 공장 캐파(CAPA·생산능력)은 70%정도 증대됐다”며 “품목이 다양한데도, 500만대 생산하던 게 850만대 정도로 생산할 수 있도록 캐파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간의 업무는 지게차로 파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상품 적재용 깔판)에 실린 자재를 생산라인으로 옮기는 것에서 끝납니다. 파레트 위에 담긴 토트(박스)에 얼마나 많은 자재가 담겨 있는지 검수하는 일부터 라인 앞 로봇의 몫입니다. QR코드를 인식해 제품과 수량을 확인하고, 카메라로 실제 기록과 맞는지까지 검증합니다. 입력된 정보와 실물이 일치하면 자재는 자동으로 창고로 이동하고, 차이가 있을 경우 다시 반송돼 재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과거 사람들이 모여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일이지만, 이제 지게차를 운전한 인원 1~2명이 있으면 충분해졌습니다.
 
지난 25일 로봇들이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 내 배선용 차단기(MCCB)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HD현대일렉트릭)
 
생산라인으로 이동한 자재는 창고에 적재되는데,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ACR)이 자재와 완제품을 보관하며, 필요할 경우 다시 꺼내줍니다. 이후 물류 셔틀이 이를 받아 필요한 공정으로 이동시킵니다.
 
자재는 이후 2층 생산라인으로 옮겨집니다. 이곳에서도 로봇이 직접 자재를 집어 각 공정으로 전달합니다. 로봇들은 과거 작업자들이 서 있던 자리에 배치돼 순서에 따라 조립 작업을 수행하고, 완성된 제품을 다음 라인으로 넘깁니다. 작업자의 역할은 완제품이 조립된 뒤 이를 검수하고 포장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과거 조립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던 업무가 대폭 자동화된 것입니다.
 
로봇이 제조 공정을 담당한다면, AI는 운영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청주공장에 AI 수요예측 기반 ‘싱글 플랜’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부터 생산·물류·출하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생산 전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공급 안정성과 고객사의 납기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25일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에서 물류 셔틀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 체계 고도화에 나선 것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산으로 북미를 중심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폭증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배전기기 시장은 지난해 1202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34년 2032억3000만달러로 성장하며 연평균 6%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나아가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수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전캠퍼스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전력기기 시장에서 납기와 생산 슬롯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고객들이 많았다”며 “그래서 배전기기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장기공급계약 형태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이전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배전캠퍼스 구축으로 캐파를 확대했고 생산 효율도 크게 개선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빠른 납기를 제시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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