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로 존재감 키우는 삼양그룹…R&D 투자율은 여전히 1%대
기능성 고부가가치 소재 경쟁력 핵심은 '원천기술 확보'
최근 3년간 R&D 연간 투자 규모…'200억원대' 머물러
과징금·인수대금 부담…투자와 재무안정성 균형 시험대
2026-06-28 13:20:20 2026-06-28 14:32:20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양그룹이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기초 소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향료 기업 인수와 기능성 식품 소재 사업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여전히 매출의 1%대에 머물러 있어 기술 경쟁력 강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식품연구소와 화학연구소, 바이오융합연구소 등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세분화하며 신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스페셜티 기업을 지향하는 전략에 비해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삼양사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의 1.27%입니다. 2025년 1.38%, 2024년 1.15%, 2023년 1.05% 등 최근 3년간 모두 1%대를 유지했으며, 연구개발 투자액도 연간 2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올해 1분기 식품 부문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로는 스페셜티 소재 공정기술 개발, 밀가루 개발 및 응용 연구, 냉동 베이커리 제품 개발, 레바우디오사이드M 사업화 과제 등이 꼽힙니다. 삼양그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설탕·전분당·밀가루 등 기초 식품 소재를 기반으로 알룰로스와 수용성 식이섬유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등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역량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기존 범용 소재 중심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스페셜티 사업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경쟁사의 모방이 어려운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식품·화학·바이오융합 등 핵심 사업의 스페셜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출 1%대에 갇힌 R&D 투자의 딜레마
 
다만 스페셜티 사업 확장의 중요성과 비교하면 연구개발 투자 확대 속도는 다소 더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삼양그룹은 지난달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일본 향료 기업을 인수하는 등 스페셜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 비중과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인수 대금과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과징금 납부까지 겹치면서 단기 자금 소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스페셜티 사업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점도 향후 과제로 꼽힙니다.
 
삼양그룹은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일본 향료 기업 소다 아로마틱(Soda Aromatic) 인수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번 인수에는 약 3900억원이 투입됩니다. 여기에 설탕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1302억원의 과징금이 확정됐으며, 밀가루 담합 사건에서도 947억원의 과징금이 추가로 부과돼 총 2249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양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90억원 수준으로 인수 대금과 과징금 재원 마련을 위해 외부 차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은 연구개발 투자 규모 자체보다 사업 전략과 연계한 투자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공시자료 기준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투자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당사의 R&D 투자 비중은 업계 평균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 전략에 맞춰 효율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원천기술 축적 숙제
 
삼양그룹은 앞으로도 스페셜티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 강화할 방침입니다. 식품 부문에서는 알룰로스 등 대체 감미료와 식이섬유 소재, 화학 부문에서는 전기차용 경량 플라스틱 소재와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반도체 소재, 배터리 첨가제, 퍼스널케어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AI 등 디지털 기술을 연구개발 과정에 적극 활용해 연구 효율성과 사업화 속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입니다.
 
업계에서는 스페셜티 사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평가합니다. 기능성 식품 소재와 바이오, 친환경 화학 소재 시장은 기술 장벽이 높고 신규 소재 개발 속도가 빠른 만큼 자체 연구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 향료 기업 인수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만으로는 스페셜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원천기술 축적이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세부 계획은 사업 전략상 공개하기 어렵지만 식품·화학·바이오융합 분야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양그룹 본사 전경. (사진=삼양그룹)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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