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증시를 기초로 한 초고위험 파생상품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지만, 해외 거래소를 통하면 사실상 국내 금융당국의 직접 감독 범위 밖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은 지난 6월24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을 상장했습니다. 해당 상품은 테더(USDT)를 증거금으로 삼아 KORU 가격 등락에 투자하는 구조로 최대 20배 레버리지를 제공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쿠코인을 미신고 거래소로 보고 수사 의뢰한 해외 사업자입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USDT를 산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기면 해당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공백 논란이 제기됩니다.
아울러 바이낸스는 지난달 KORU를 기초로 한 무기한 선물을 선보인 뒤, 최대 레버리지를 50배까지 확대했습니다. 3배 추종이 가능한 KORU에 50배 레버리지가 곱해질 경우, 손익 변동 폭은 무려 150배 수준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한편 앞서 바이낸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도 상장한 바 있습니다. 이후 바이비트, OKX, 비트겟, MEXC 등 다른 해외 거래소들도 KORU 관련 레버리지 상품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 코인거래소들이 한국 증시 방향성에 베팅하는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의 손실 위험이 일반 레버리지 상품 대비 훨씬 크다는 점입니다.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111달러까지 오른 뒤 이튿날 700달러까지 폭락했습니다. 하루 만에 35.7% 하락한 셈입니다. KORU 가격 자체가 크게 흔들린 만큼, 여기에 고배율 레버리지를 건 투자자는 단기간에 증거금을 잃고 강제 청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는 국내 거래소가 해외 거래소 접근을 현실적으로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제도권 안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같은 글로벌 대형 거래소로의 자금 이동을 국내 거래소가 임의로 막기는 어렵다"며 "수요를 무조건 막기보다는, 인가된 국내 사업자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KORU USDT는 실제 현물을 사고파는 구조가 아니어서 국내 주식 매매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가격 급변 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출시 초기 상품인 만큼, 유동성 축소에 따른 변동성 확대 위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내 투자 상품과 같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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