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정보보호 투자 집중…채용·R&D는 '숨고르기'
SKT 해킹 후 보안 투자 70%↑…신규채용·R&D는 감소
LGU+, 채용·R&D 영향…2000억 투자 앞둔 KT도 영향권
"한정된 투자 재원…보안 강화 땐 다른 투자 조정 불가피"
2026-07-01 15:21:56 2026-07-01 16:30:5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SK텔레콤(017670) 해킹 사태를 시작으로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까지 보안 문제가 잇따르면서, 통신 3사가 정보보호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객 보호를 위해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 투자 계획까지 내놓은 만큼 정보보호 투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SK텔레콤에서 나타난 투자 우선순위 변화가 정보보호 투자 확대에 나선 다른 통신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포털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총 367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3012억원)보다 약 22% 증가한 규모입니다.
 
정보보호 투자를 가장 큰 폭으로 늘린 곳은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정보보호에 1110억3700만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약 70% 늘렸습니다. 유선사업을 담당하는 완전자회사 SK브로드밴드 투자액까지 합하면 1434억7300만원으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정보보호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면서 다른 투자 분야는 상대적으로 효율화에 나선 모습입니다. 신규 채용은 379명에서 301명으로 감소했고, 연구개발(R&D) 투자도 3928억원에서 355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도 2.19%에서 2.08%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219.2명에서 400.5명으로 약 83% 늘어 정보기술(IT) 인력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11.8%까지 확대됐습니다. 업계에서는 해킹 사고 이후 투자 우선순위가 정보보호로 이동한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투자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했습니다. KT는 전년보다 약 2% 증가한 1275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고, LG유플러스는 16.7% 늘어난 966억원을 집행했습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지난해 하반기 보안 문제가 재차 불거진 만큼 올해부터는 투자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실제 통신 3사는 모두 대규모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놨습니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5년간 정보보호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SK텔레콤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직후 5년간 7000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T는 최근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을 악용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 이후 2030년까지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KT의 경우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000억원 규모로, 기존 투자액보다 1.5배 이상 늘려야 하는 수준입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KT는 290.2명에서 317.1명으로, LG유플러스는 292.9명에서 351.3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보안 조직 확대가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통신 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 사)
 
업계에서는 SK텔레콤에서 나타난 투자 우선순위 변화가 다른 통신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보보호 투자가 단기간이 아닌 수년간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한정된 투자 재원 안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정보보호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온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신규 채용이 289명에서 202명으로 감소했고,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소폭 늘었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0.97%에서 0.95%로 낮아졌습니다. 해킹 사고 이후 정보보호 투자를 대폭 늘린 SK텔레콤과 비슷한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KT는 지난해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에 맞춰 신규 채용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했지만, 올해부터는 정보보호 분야에 연평균 2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만큼 향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커질수록 다른 투자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보보호 투자는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투자"라며 "기업의 투자 재원은 한정돼 있는 만큼 보안 투자 비중이 커질수록 채용이나 연구개발, 일반 IT 투자 등을 함께 조정하는 과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SK텔레콤이 지난해 먼저 겪은 변화는 앞으로 통신업계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며 "AI 확산으로 사이버 위협이 커지는 만큼 정보보호 투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은 한정된 재원 안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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