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결국 반쪽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상임위원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여당이 된 민주당이 국회 주도권까지 확보하면서 향후 정부·여당발 입법이 제동장치 없이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4년과 닮은 '원 구성' 파행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1일 공지를 통해 "조정식 국회의장이 우리 당 의원들을 11개 상임위에 강제 선임한 데 대한 '위원 사임의 건' 공문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것에 대한 반발의 의미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을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이어 △정무위원장 유동수 △재정경제기획위원장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송기헌 △국방위원장 진성준 △행정안전위원장 김영진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재정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서삼석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김정호 △운영위원장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이광재 의원 등으로 의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 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를 포함한 향후 투쟁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국민의힘은 "사임계를 제출했음에도 강제 선임된 위원 명단이 국회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시돼 있다"며 "상임위 일정 등과 관련한 안내 대응은 원내지도부의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응하지 말고 대기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이번 원 구성 파행은 지난 2024년 정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입니다. 당시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법사위 등을 놓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샅바싸움을 하다 18개 상임위를 독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15개 당내 자체 특별위원회를 가동하며 맞섰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조정을 거쳐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겼습니다. 다만 법사위와 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는 제외해 국민의힘에서 반발이 일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11개 상임위원장 구성안이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여당' 독식에 커지는 '입법 독주' 우려
다만 내면을 살펴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민주당의 지위 변화입니다. 2024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라는 변수에 직면했습니다. 이로 인해 '야당 강행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라는 파행이 반복됐습니다.
반면 현재는 민주당이 여당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발 입법을 단독 처리할 경우 거부권이라는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거부권 변수가 사라진 만큼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추진 속도가 당시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상임위 배분 방식의 전술적 차이도 나타납니다. 2024년 원 구성 당시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한 번에 단독 선출한 뒤 여론의 추이를 살펴 7개 상임위를 야당에 재배분했습니다. 이번에는 자당 몫으로 선정한 11개 상임위만 먼저 의결하고, 나머지 7개 상임위는 국민의힘 몫으로 비워둔 상태입니다. 독식 프레임을 희석시키고 야당인 국민의힘이 남은 상임위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명분 쌓기용 조치로 해석됩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부 발목 잡기를 하기 위한 야당 행위들을 용인할 수 없는 차원에서 (상임위 배분이) 진행된 걸로 보인다"며 "지난 국회에서도 비슷한 상임위 구성으로 국회가 운영됐지만 단순 입법 폭주 우려로 여론 악화나 지지율 하락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상임위 배분보다 여야 협의가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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