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선거관리위원회가 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악된 선거법 위반 의심 사례 가운데 수사기관에 고발과 수사 의뢰를 한 건수는 각각 261건, 8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직전인 8회 지방선거 때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공소시효(6개월)가 임박한 선거법 사건 처리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5일 <뉴스토마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확보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고발·수사의뢰 현황' 자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1월1일~6월1일) 진행된 선관위 고발은 261건, 수사 의뢰는 8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8회 지방선거 당시(2021년 12월30일~2022년 5월30일) 고발 187건, 수사 의뢰 48건과 비교하면 각각 40%, 71% 급증한 수치입니다.
선관위는 증거가 확실하거나 사실 관계가 명확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고발을, 진상규명이 필요하거나 증거 확인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면 수사 의뢰를 합니다.
유형별로 '매수 및 기부행위' 관련 고발이 104건, 수사 의뢰가 30건으로, 전체 증가 폭을 견인했습니다. 8회 지방선거 때 해당 행위에 대한 고발은 56건, 수사 의뢰는 9건이었습니다. 특히 수사 의뢰는 3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같은 기간 선거 여론조사 관련 고발도 13건에서 34건으로 2.6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인쇄물 및 시설물 위반 고발 건은 25건에서 20건으로 감소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의심 사례를 고발, 수사 의뢰를 할 때 검찰·경찰에 나누어 진행한다"며 "검찰엔 매수 및 기부행위,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 공무원의 선거 범죄 중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 홍보 행위 등을 의뢰한다. (이런 행위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규정상 '부패범죄'에 해당해 검사가 수사하도록 돼 있다. 이외 나머지 범죄는 경찰이 다 수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시스)
선거법 위반 사건 대부분은 경찰이 수사를 개시해 검찰에 송치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매수 및 기부행위 등 일부 유형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법 위반 사건, 즉 허위사실 공표·비방, 인쇄물 및 시설물 위반 등은 모두 경찰이 수사를 개시해 검찰에 송치합니다. 검찰은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보완수사 요구권만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10월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담을 형사소송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 관련 범죄 지연 우려에 대해) 현재로선 대책이 없다"며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거 사건 특유의 다른 처리 로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직접 보완수사를 못 하게 되면 경찰이 송치한 내용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나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공소시효 기간까지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입법화되는 게 최선이지만, 안 된다면 경찰과 협력해 최대한 빨리 송치와 판단이 이뤄지도록 공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다른 시각도 나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금도 검찰은 송치받은 사건 대부분에 대해 보완수사 요구를 하고, 예외적으로 직접 보완수사를 한다"며 "10월2일 이후에도 경과규정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처리 방식이 갈릴 것 같다. 아직 경과규정 자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혼선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했습니다.
경과규정이란 법이 개정되거나 폐지될 때, 기존에 진행 중이던 사안을 새 법 시행 이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하는 부칙 조항을 뜻합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10월2일부로 사라지더라도 경과규정을 두면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은 종전 방식대로 검찰이 계속 수사할 수 있지만, 경과규정이 없으면 즉시 보완수사가 중단됩니다. 아직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아 경과규정 포함 여부도 미정인 상태입니다.
이처럼 검찰과 경찰의 내부 시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상정 방침이 밝혀졌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시점인 10월2일 전, 이르면 이달 중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원 구성 문제로 법사위 참여를 보이콧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 안에서도 신중론이 나오고 있어 처리 시점은 유동적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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