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해외 '희비'…K-푸드, 내수 한파 뚫고 역대 최대 수출
내수 한파 뚫은 K-푸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수출 시장 다변화 성공…식품기업 실적 개선 기대
2026-07-06 15:38:58 2026-07-06 15:48:28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국내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의 성장축이 해외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내수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K-푸드가 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수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고, 미국 중심이던 수출 시장도 유럽과 중동, 중남미 등으로 확대되면서 식품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내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주요 식품기업들은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와 판매망을 확대하며 해외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K-콘텐츠 확산과 함께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라면이 이끌고 과자·김치가 밀었다…K-푸드 수출 '역대 최대'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푸드+(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은 70억4510만달러(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농식품 수출은 53억8190만달러로 5.0% 증가했고, 농산업 수출도 16억6170만달러로 1.4% 늘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K-푸드+ 수출 실적.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수출 호조를 이끈 것은 단연 라면입니다.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354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7.9%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연간 수출액 10억달러를 9월에 돌파했지만 올해는 7월 중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라면이 글로벌 소비자들의 일상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K-푸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성장세는 라면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과자 수출은 3억9880만달러로 7.2%, 음료는 3억5310만달러로 3.1%, 쌀가공식품은 1억4980만달러로 7.9%, 아이스크림은 7050만달러로 7.7% 각각 증가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로슈거와 비건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참기름과 소스류 등도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됐습니다.
 
신선식품 수출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딸기는 생산량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15.9% 증가했고, 포도는 프리미엄 과일 수요 확대에 따라 27.5% 늘었습니다. 배는 작황 회복과 미국 수출 증가로 62.3% 증가했으며, 김치 역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수출 시장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상반기 수출액 1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했지만, 증가율은 중동이 25.2%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중남미가 19.5%, 유럽이 17.9%를 기록했습니다. 중동은 물류 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빠르게 회복됐고, 유럽에서는 라면과 과자, 소스류 판매가 확대됐습니다. 중남미 역시 라면과 김치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출이 실적 견인…식품업계 "해외가 성장 동력"
 
해외시장 확대는 식품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농심이 올해 2분기 매출 9230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2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삼양식품은 분기 최대인 매출 7459억원, 영업이익 1757억원을 기록해 각각 34.9%, 46.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 진열된 라면. (사진=뉴시스)
 
농심은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을 앞세워 중국과 일본,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삼양식품도 밀양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면서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낵업계 역시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됩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와 카자흐스탄 등 해외 법인 성장과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2분기 매출 1조1142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29.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리온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늘면서 매출 8633억원, 영업이익 1401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초콜릿 스낵의 핵심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약 34%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도 완화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FIS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의 6월 인도분 코코아 평균 가격은 톤당 3871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34%가량 하락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K-푸드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올해 K-푸드+ 수출 목표인 160억달러 달성을 위해 권역별 전략 품목 중심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물류·마케팅 지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해외 식품 규제와 인증 지원, 위조 K-푸드 대응도 강화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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