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 부지 확정, 이재명식 속도전…다음은 '전력·용수·인재'
"행정 지연으로 투자 지연은 없다"…용인 반도체도 '속도'
2026-07-06 17:42:19 2026-07-06 17:48:16
[뉴스토마토 한동인·윤금주 기자]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구상이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부지 확정'을 통해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오직 속도전"이라고 밝힌 이재명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데요. 이제 전력과 용수, 인재의 확보라는 숙제만 남은 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지 알박기?…강제수용도 동시 시작"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그야말로 오직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앙정부는 기업들이 오로지 투자와 현장에서 일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예상되는 걸림돌을 모두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의 요청을 받고 곧바로 광주 군공항을 '호남 반도체' 최종 부지로 확정했습니다. 
 
47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단 일주일 만에 호남 반도체 부지 선정 절차까지 마무리한 겁니다. 이재명정부는 임기 내에 서남권 클러스터를 완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는데요. 가장 첫 단추인 부지 선정을 일주일 만에 마무리했습니다. 
 
정부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행정절차에 대한 '제거'를 예고했습니다. 그는 "행정절차 지연으로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면서 "행정절차를 하면 A절차가 끝나면 B절차, 끝나면 C절차,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면서 "규정에 문제가 있다면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토지 취득 문제와 관련해서는 "협의 취득 절차를 거치고 버티는 알박기 등이 있으면 협의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에 가서야 강제수용 절차를 시작한다"며 "협의 취득과 강제 수용 절차를 동시에 시작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전력과 용수 확보에 대해서도 "다른 절차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당연히 되는 것을 전제로 선제적으로 확보하면 좋겠다"며 "특히 전력이 문제가 될 텐데 빠른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정부의 속도전은 광주 군공항 선정에서도 나타납니다. 호남 반도체 구상 발표 이후 해당 지역 내 부동산 시장이 꿈틀했는데요. 정부는 국유지인 광주 군공항을 부지로 선정하며 토지 취득 문제를 사실상 제거했습니다. 갈등이 첨예한 대규모 토지 보상 절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착공 시기를 정부 행정으로 앞당긴 겁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서도 당초 계획된 팹(생산공장) 10기 투자가 훨씬 빠른 속도로 추진될 수 있도록 토지 보상부터 전력·용수 공급까지 전반적인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SMR도 '불확실성'…딜레마 해결까지 '첩첩산중'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요. 정부는 호남을 입지로 선정하면서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호남에서 주로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은 낮이나 풍속 등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이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이를 반도체 팹까지 공급하기 위한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하더라도 현재 SMR은 상용화 전 단계여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재명정부 국가AI전략위 상근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임문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해외에서도 사막에 파운드리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고, 담수 시설을 만들어 반도체 물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투자를 할 때는 그 주변에 물과 전기를 활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정부는 345kV 송전선로 약 43km와 345kV 변전소 2곳을 신설하고, 1단계로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를 통해 4GW를 공급한 뒤 2단계로 신장성~산단 송전선로를 추가하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에는 막대한 용수도 필요합니다. 정부는 부지 내 댐을 효율화해 용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 대규모 공업용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생산시설) 4기가 모두 가동되는 2030년대에는 하루 약 100만톤의 용수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정부가 현재 목표로 제시한 하루 65만톤을 크게 웃도는 규모입니다. 특히 정부 수자원 계획에서도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장기적인 물 부족 가능성이 제기돼 추가 용수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전력과 용수 확보가 지연되면 반도체 산단 조성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이는 곧 반도체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집니다. 반도체 산업은 6개월에서 1년의 기술 격차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9년 발표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용수 확보와 주민 민원 등의 문제로 착공까지 약 6년이 걸렸습니다.
 
인재 확보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 제조 공정보다 설계와 연구개발(R&D) 등 고급 인력이 핵심인 산업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호남에서 우수 인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힙니다.
 
이에 호남 지역 대학들도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남대는 기존 시스템반도체 전공에 더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에너지, 미래 차 등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융합대학(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대와 거점 국립대가 연계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계약학과 신설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석박사급 연구 인력 및 교수진 확대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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