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한달)①오세훈, '헌정 첫 5선'에도…사법리스크·여소야대에 발목
취임 3주 만에 당선무효형…대법원 최종선고 내년 초 전망
인사·조직개편 속도전…부동산·야간경제·철도정책 쏟아내
여소야대 시의회 송곳검증 예고…정부와도 세제 놓고 충돌
2026-08-03 06:00:00 2026-08-03 06:00:00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헌정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출발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출범 한 달 만에 거센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오 시장은 인사·조직개편과 주요 현안 정책을 일사천리로 추진하며 속도전에 나섰지만, 사법 리스크와 여소야대 시의회, 중앙정부와의 정책 갈등이라는 삼중 압박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입니다.

오세훈, 헌정사상 첫 5선 서울시장…1.15%p차 역전승
 
오 시장은 지난 7월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40대 서울특별시장 취임식'에서 "다섯 번의 선택엔 다섯 배 이상의 책임이 따른다"며 "오직 시민의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시민의 행복만을 목표로 전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오 시장은 또 'G3 도시'와 '삶의 질 특별시 완성'을 핵심 비전으로 선언하고, △청년이 다시 꿈꾸는 서울 △모두가 건강한 서울 △집 걱정 없는 서울 △더 빠르게 연결되는 서울 △골목이 살아나는 서울 등 5대 약속을 내걸었습니다.
 
앞서 6·3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의 당선은 극적이었습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1.15%포인트(6만259표) 차이로 극적으로 제쳤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앞섰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 역전승이었습니다.
 
1심 당선무효형에 '발목'…사법리스크로 '정치적 기로'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잠시였습니다. 취임 3주 만인 7월22일 명태균 게이트(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며 정치적 타격을 입은 겁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 측이 수행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이 오 시장의 의뢰로 이뤄졌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명씨 측에 낸 2100만원도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습니다. 
 
오 시장은 항소심(10월)과 대법원 상고심(내년 초) 결과에 따라 '시장직 상실'과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기로에 섰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50플러스 동부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런 회원 및 대학생 멘토 소통 역량 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사·조직개편, 정책 추진 속도전…'지속성'엔 물음표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정 운영과 정책 추진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취임 열흘 만인 지난 7월9일 3급 이상 간부 인사를 발표해 44개 실·본부·국장 중 30명을 교체했습니다. 정상훈 행정1부시장, 김성보 행정2부시장, 박찬구 정무부시장 등 3부시장은 모두 유임시켜 시정 연속성을 확보했습니다. 7월20일엔 조직개편을 단행, G3 도시 컨트롤타워인 도시경쟁력담당관을 신설하고 창조산업과를 K컬처전략과로 재편했습니다.
 
정책도 속도를 냈습니다. 7월14일엔 △이주비 대출한도(LTV) 70% 상향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등을 담은 '부동산 정상화 8대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이튿날인 15일 첫 정례간부회의에선 야간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습니다. 26일엔 용도지역 경계를 허문 '비욘드조닝' 개념으로 법정 상한 용적률 1500%를 초과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청사진을 구체화했습니다. 
 
7월29일엔 무더위쉼터와 성수대교 연결램프 단차 구간을 야간에 직접 점검하는 등 현장 행보도 강화했습니다.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 △'3377'(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1인당 지출액 300만원·체류 기간 7일·재방문율 70%) 관광도시 조성 △16조원 규모의 '강북전성시대 2.0' 등 굵직한 공약도 핵심 의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형 프로젝트와 정책 속도전엔 지속성에 물음표가 제기됩니다. 사법 리스크로 시장의 리더십과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경우 투자 유치와 예산 확보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남단B램프에서 진행된 현장시험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소야대' 시의회, 압박 현실화…오세훈과 충돌 예고
 
서울시의회 구성 등 시정을 둘러싼 정치 지형도 녹록지 않습니다. 우선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시의회는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를 빌미로 예산·조례 심의에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9회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38석입니다. 시장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시의회의 재의결 정족수가 79석인 만큼, 민주당은 오 시장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시의회는 벌써 한강버스, TBS 지원 문제 등 오세훈표 정책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야간경제 활성화 전담팀 신설, 부동산 공급 8대 과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등 주요 사업 추진의 재원인 공공기여금 10조원 확보를 위한 인허가 협조 등이 시의회 문턱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재명정부와의 관계도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부동산 세제를 놓고도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23일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는데, 오 시장이 건의한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기조와 정반대입니다.

'삼중 압박' 직면 오세훈…민선 9기 시험대는 이제부터 
 
민선 9기 오세훈호의 출범은 극적이었고, 포부도 컸습니다. 오 시장은 5선 관록을 앞세워 인사·조직·정책 등에서 속도를 냈지만, 사법 리스크·시의회·이재명정부라는 삼중 압박을 받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입니다. 단기간 내 해소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장 시의회 임시회,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10월 항소심 등이 줄줄이 예정된 만큼 민선 9기의 실질적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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