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메가 프로젝트, ‘권리에 기초한 개발’ 원칙을 생각하자
2026-08-03 06:00:00 2026-08-03 06:00:00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지난 6월29일이었다. ‘대체 불가의 반도체 강국, 피지컬 AI 글로벌 1강 도약, AI 데이터 센터 관련 산업 성장’ 등 3대 분야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국토 균형발전까지 꾀한다는 대규모 프로젝트 발표 이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식의 프로젝트 추진이 진행되고 있다. 물과 전력 수요를 걱정하자 신규 원전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와 예비타당성조사 등 거쳐야 할 절차도 슬쩍 넘어가는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반도체 관련한 계획에서는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면서 군사작전을 치르는 식이다. 
 
메가 프로젝트 발표 한 달도 안 된 지난 7월26일에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치스코로 날아가 미국의 세계적인 AI 기업 총수들과 한국 재벌 총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9500억달러의 AI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정부는 메가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권도 이전부터 재계가 요구해 왔던 비정규직 기한도 연장하고, 연구개발 인력 52시간 노동시간 제한도 푸는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메가 프로젝트가 다급하니 일단 프로젝트부터 성사시키고 그를 위해서는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치우고 보자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기시감이 있다. 과거 개발독재를 추진할 때도 그랬다. 인권, 노동자들의 권리도 뒷전으로 밀어 넣고 매년 정부가 제시하는 국민소득 목표치를 달성해야 한다고 몰아쳤다. 환경오염이나 국토의 불균형 발전, 난개발 등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런 결과로 산업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그 후유증은 엄청났다. 우선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은 수직적, 위계적인 산업구조를 고착시켰다. 이런 산업 발전은 노동시장도 왜곡시켰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마치 새로운 특권층처럼 다양한 비정규직 위에 군림한다. 위험은 아래로만 집중되어 위험의 외주화, 이주화 현상이 뚜렷하다. 
 
그런 위에 속도전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마’ 식의 메가 프로젝트 추진이 낳을 후유증은 없을 것인가? 그래서 기후정의동맹 등은 지난달 29일 토론회를 열어서 문제점을 짚었다. 이들은 “첨단산업의 무한 확장이 블랙홀처럼 막대한 물과 전기를 빨아들이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예산을 탕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 생태적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인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부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런 대규모 발전 계획을 대할 때마다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 지난 1986년 유엔이 채택한 ‘발전권 선언’이다. 선언은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인간은 발전의 주체이자 적극적인 참여자이며 수익자라는 ‘인간 중심의 권리’의 관점,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발전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발전이어야 하며, 국가는 발전 계획을 세우고, 공정한 배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는 경제발전이나 개발의 이익이 특정한 계층이나 기업에 집중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발전권 선언에 따르면 노동권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노동권을 향상시키는 방향이어야 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점은 이런 화려한 메가 프로젝트의 결과가 지금의 K자형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우리 헌법이 금지하는 ‘사회적 특수계급’(제11조 제2항) 형성을 차단하고, 불평등을 완화하고 해소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리에 기초한 개발’의 원칙 위에서 프로젝트가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야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이 곧 사회 생태적 공공성도 강화하고, 인권 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메가 프로젝트, 물어야 하고 따져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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