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⑩파리바게뜨 가맹점 41% '용역 제빵기사 없어'…고용불안 속 브랜드가치도 '흔들'
'사회적 합의' 유명무실… PB파트너즈 제빵기사들 30% '급감'
'사전통보' 없이 제빵기사 '나가라' 비일비재…고용불안 심각
비용 절감 위한 사설 재료·위생 부실… 브랜드가치 하락 우려
2026-08-06 16:28:29 2026-08-06 16:45:23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파리바게뜨 가맹점 10곳 중 4곳이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로부터 제빵기사를 공급받지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점주들이 용역비 부담을 느낀 탓에 제빵기사 용역계약 대신 점주가 직접 빵을 굽거나 사설 기사를 고용해서입니다. 가맹본부가 제빵기사 고용을 책임지기로 했던 2018년 '사회적 합의'가 채 10년도 안 돼 무색해지면서 제빵기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입니다. 숙련된 제빵기사 부재는 가맹점 품질 저하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기준 전체 가맹점 3268곳 중 1928곳(59%)만 PB파트너즈와 제빵기사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나머지 1340곳(41%)은 점주가 직접 빵을 굽거나 사설 기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PB파트너즈 소속 제빵기사가 투입되는 점포도 해마다 점점 줄고 있습니다. 제빵기사 용역계약을 맺은 곳은 △2023년 3404곳 중 2479곳(73%) △2024년 3330곳 중 1171곳(65%) △2025년 3273곳 중 1976곳(60%)이었습니다. PB파트너즈 제빵기사 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2018년 PB파트너즈가 출범 당시 제빵기사는 5300여명이었는데, 현재 3800명만 남았습니다. 10년도 안 돼 30%나 감소했습니다. 
 
지난 3월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 매장 앞을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자회사입니다. 앞서 2017년 9월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 구조를 불법파견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본사가 협력업체 소속인 제빵기사들에게 실질적으로 업무 지휘를 하고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노동부는 SPC그룹에 '본사가 제빵기사들을 직고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이를 거부해 불법파견 사태가 장기화될 위기에 처하자 이듬해 1월 노사와 가맹점주, 정당, 시민사회는 '자회사 직고용' 방식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당시 합의는 가맹본부가 제빵기사의 고용을 책임진다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8년여 만에 제빵기사들의 고용 기반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제빵기사들의 노동환경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당장 PB파트너즈 소속 제빵기사들은 배치될 매장을 찾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무급휴직을 압박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매일 일하던 매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 거주지에서 먼 매장으로 일하러 가야 하거나, 매일 이 매장 저 매장을 돌아다니며 일해야 한다"며 "SPC그룹은 제빵기사들이 어쩔 수 없이 무급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간다. 예전엔 인력이 부족해 진단서 없이는 휴직도 못했는데, 이젠 회사가 '무급휴직을 하라'고 압박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 제빵기사는 "점주와 PB파트너즈가 수개월 전부터 제빵기사 용역계약 종료를 이야기하고 제빵기사에게 언질도 없다가, 점주가 당장 며칠 전부터 출근 중단을 통보하는 일도 많다. 그런 일을 당하면 더 괘씸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제빵기사는 "점주가 자체적으로 사설 제빵기사를 고용하면서 최근 두 차례나 매장을 옮겨야 했다"며 "일자리를 빼앗기는 처지에 새로 들어온 사설 기사의 교육까지 맡으라는 요구를 받자 비인간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임 지회장은 "점주들이 제빵기사 철수를 쉽게 말하는 분위기라서 점주의 부당 지시나 처우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속앓이하는 일이 많다"면서 "제빵기사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으니 노조조차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 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2018년 1월8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관련 노사간담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점주들 사이에서도 가맹점 품질 저하와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제품의 '균일한 품질'인데, 숙련된 제빵기사가 이탈하면서 매장 간 품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한 점주는 "제빵에 아무 지식 없이 투자 목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가 많다. 점주들은 월 600만~700만원 상당의 용역비가 부담스러워서 제빵기사 용역계약 대신 자체 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가맹점의 품질·위생 관리를 점주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점주도 "점주가 직접 빵을 굽다보면 본사 납품 재료가 아니라 사설에서 질 낮은 재료를 싸게 구입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질 낮은 재료를 쓰다 보면 빵 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파리바게뜨 빵이 맛없다'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지회장 역시 "PB파트너즈 소속 제빵기사들은 본사의 엄격한 품질·위생 관리를 받지만, 자체 고용을 하는 점포는 그만큼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부 자체 점포는 지원 기사들이 근무를 기피할 정도로 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SPC그룹에 △PB파트너즈 소속 제빵기사가 투입되는 점포 감소 △자회사가 제빵기사를 직고용하는 방식의 사회적 합의가 유명무실해지는 문제 △숙련된 제빵기사 부재와 가맹점 품질 저하, 브랜드 가치 하락 등에 관한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SPC그룹은 아래와 같은 입장과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가 직접 제품을 제조할 수 없거나 인력을 직접 채용·관리하기 어려울 경우에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PB파트너즈를 통해 가맹점 제빵기사 용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력 운영 방식은 가맹점주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으로, 가맹본부가 특정 방식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당 가맹점들은 다른 자영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장 환경 악화와 각종 비용 증가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일부가 비용 절감을 위해 가맹점주나 점주의 가족들이 직접 빵을 굽거나 낮은 인건비의 인력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당 가맹본부는 이러한 가맹점들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B파트너즈 제빵기사 이용, 점주 직접 제조, 가맹점 자체 인력 고용 등 제조 인력 운영 방식과 관계없이 모든 매장에 동일한 품질관리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한편, PB파트너즈를 통해 인력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용역비의 30%를 지원하는 등 상생 지원하고 있으며, PB파트너즈 역시 가맹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비용 효율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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