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교체 이뤄낸 결정자"…여당 전대서 존재감 커진 '송영길'
전대 득표율 3위지만 김민석 당선에 '결정적 역할'
"연임 필요 없다" 사이다 발언에 '정부 정책' 비판
2026-08-18 11:30:14 2026-08-18 11:34:55
송영길 전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송영길 전 대표가 8·17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3위에 자리했음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향후에도 여권 내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김민석 신임 대표 당선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주를 잇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유의 시원시원한 화법과 정책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정부 비판도 서슴지 않으면서 전당대회 이슈를 주도했는데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지난 4년간의 공백을 단숨에 메웠다는 지적입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전날 마무리된 전당대회에서 3위에 머물렀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선호투표제 반영에 따라 송 전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비공개됐는데요. 다만 지난 16일 서울·경기 경선 결과까지 합산한 송 전 대표의 권리당원 득표율은 8.58%였습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한 득표율이지만, 김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이 정도의 득표율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송 전 대표만의 독자적인 당원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선호투표제에 따라 송 전 대표가 얻은 득표의 상당수는 김 대표 득표로 이어지면서 당권 교체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송 전 대표 측은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송영길이 당대표가 되거나, '송영길에 의해' 당대표가 되는 판이었다"며 "송영길 후보는 김민석 후보 선출에 반드시 필요한, 당선 온도를 1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단순히 3명 중 3위가 아니라 '당권교체'를 이뤄낸 '결정자'였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내내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화제성도 몰고 다녔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8일 인천 합동연설에서 언급했던 송 전 대표의 발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우리 정청래 후보 수고했다"며 박수를 유도했고 정 전 대표의 지지자들도 이에 호응했습니다. 하지만 곧장 돌변한 송 전 대표는 정 전 대표를 향해 "이제 다 했다"며 "나올 일이 없다니까, 연임할 필요가 없다고"라고 했습니다. 순간 연설회장 분위기는 송 전 대표와 김 대표 지지달의 환호로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뼈 해장국도 세 번 끓이면 물도 안 나온다"며 "뭘 또 검찰개혁인가"라는 발언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합동연설회에서 상대 후보의 메시지를 이어 받아 즉흥적으로 바로 연설에 활용하는 능력도 상당했습니다. 대표적으로 9일 대구·경북 연설 때 정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이명박 대통령'으로 부르는 말실수를 하자, 송 전 대표는 바로 다음 연설자로 나서서 "정청래 후보가 '이명박 정권 임기 안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말실수했다"며 "말실수를 한 줄도 모르고 넘어갔다. 정말 이재명 정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원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송 전 대표 특유의 진중함은 사라지고 유쾌한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모습입니다.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15일 유튜브 방송 '경향TV'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해 "돌직구에 유머코드가 더해졌다"며 "3위로 쳐져 있지만 평가는 가장 좋아질 것 같다. 호감도가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또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적입니다. 송 전 대표는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쓴소리'를 묻는 공통 질문에 대해서도 "부동산은 투기고 주식은 투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며 후보들 중 유일하게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이러한 면모 때문에 당 내부에선 송 전 대표가 정부 정책에 대한 '레드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갖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송영길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송 전 대표의 과거 4년간의 공백을 이번 한 달간의 전당대회를 거치며 확실히 메웠다는 지적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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