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8년 무쟁의 ‘빨간불’…HD현중도 파업 수순
포스코, 내달 9일 48시간 부분파업
HD현중, 66.2% 찬성해 파업 가결
중후장대 현장 연쇄 ‘셧다운 위기’
2026-08-28 12:55:52 2026-08-28 12:55:52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철강과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대기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며 연쇄 파업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포스코(005490) 노조는 창사 58년 만에 첫 부분파업을 공식 예고했고,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파업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실적 개선을 등에 업은 노조의 보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국내 대표 중후장대 산업 현장이 잇따라 멈춰 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노동조합이 지난 5월 28일 광양제철소에서 개최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및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출정식. (사진=포스코 노조)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사측의 결단이 없을 경우 다음달 9일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각 1개 공장에서 48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1일부터는 광양 8개 부서, 포항 10개 부서 등 총 18개 부서에서 연장근로와 긴급호출, 대근을 전면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합니다. 노조는 이미 지난 21일 고용노동부 포항·여수지청에 약 1만명이 참여하는 2개월간의 쟁의행위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포스코 노사의 핵심 쟁점은 보상 규모와 근무 환경 개선입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지급과 함께 구속력을 갖는 자생안전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전면 수용할 경우 지난해 요구안의 두 배에 달하는 1조4000억원의 재원이 소요돼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조 찬반투표 찬성률이 92.17%에 달했던 만큼 다음 달 파업이 현실화하면 1968년 창사 이래 58년간 이어온 무쟁의 전통이 깨지게 됩니다.
 
지난해 9월 3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문에서 노조원들이 임금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하고 오토바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역시 전일까지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8127명 중 5607명이 참여해 5379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찬성률 66.18%로 재적 과반을 넘겨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한 노조는 28일 낮 12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투쟁 수위와 파업 일정을 논의합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 이후 17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 회의마저 합의에 실패하며 결렬됐습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업 호황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0.6% 급증한 1조399억원을 기록하자 보상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반면 사측은 HD현대삼호까지 합쳐 성과급 재원만 1조원에 달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다음 달 1일 예정된 18차 본교섭마저 결렬되면 부분파업과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양사는 파업 돌입 전까지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방침입니다. 포스코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조업 차질을 방지하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겠다고 전했으며, HD현대중공업 역시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계와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조선업계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의 생산 일정과 공급망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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