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리츠, 유증 없이 오렌지센터 품었지만…차입금 1.2조
유증 없이 오렌지센터 편입…총차입금 1조2000억원
연간 임대수익 190억원…늘어난 이자 부담 일부 상쇄
내년 담보대출 만기 집중…회사채 흥행 여부 관건
2026-09-02 06:40:00 2026-09-02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31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한화리츠(451800)가 유상증자 없이 오렌지센터를 편입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은 피했지만 총차입금이 1조 2000억원까지 불어났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동반 상승했으나 오는 10월 투자부동산 회계처리 기준을 공정가치모형으로 전환하면 자산가치 상승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 등 재무지표가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오렌지센터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190억원의 임대료·관리비 수익이 늘어난 금융비용을 얼마나 흡수할지도 무증자 편입의 성과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 한화리츠)
 
오렌지센터 편입, 차입은 늘지만 자산가치는 상승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 25일 일반 무보증 공모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제3-1회차 1년물 800억원과 1년6개월물 1200억원이다. 발행 목적은 오는 9월4일 만기인 전자단기사채 전액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해당 전자단기사채는 현재 이마트(139480) 사옥으로 사용되고 있는 순화동 오렌지센터를 매매계약 하면서 발행했다.
 
다만 반복적인 단기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어지며 차입금은 불어났다. 앞서 한화리츠는 지난 6월 별도 유상증자 없이 담보대출을 통해 오렌지센터 편입을 마무리했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은 막을 수 있었지만 총차입금은 4월 말 8000억원 수준에서 이달 기준 1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125%에서 182%로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52%에서 61%로 상승했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한화리츠는 높아진 레버리지를 낮추기 위해 오는 10월 결산부터 투자부동산 회계처리 기준을 원가모형에서 공정가치모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가치모형은 자산을 매 기말 공정가치로 측정하고 공정가치 변동을 당기손익(영업외손익)에 반영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투자부동산은 공정가치모형에서 별도의 감가상각을 거치지 않고 공정가치 변동이 평가손익으로 인식된다.
 
물론 공정가치모형으로 전환하더라도 차입금 규모에는 변동이 없다. 다만 자산가치는 상승하기 때문에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출 수 있다. LTV는 주택 담보가치 대비 대출 가능한 비율을 의미한다. LTV는 낮을수록 빚이 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졌다는 것이므로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또 신규 차입 및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금리, 만기, 차입 한도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한화리츠는 공정가치모형 전환 시 감정평가를 거쳐 공정가치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현시점의 최근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자산가치는 기존 매입가 1조 8000억원에서 2조 2000억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만일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LTV는 기존 60%에서 5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가치 상승은 담보 여력을 높이고 차환 위험과 추가 차입 부담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한화리츠 측은 <IB토마토>에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부채 금액은 동일하지만 자산 총액이 늘어남으로써 LTV, 부채비율 등이 개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대·관리수익 190억…실질 수익성은 NOI가 관건
 
보통 차입금이 늘면 이자비용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한화리츠는 오렌지센터 편입 당시 차입금 상환은 향후 전단채와 회사채 중 금리가 낮은 수단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내년 1월 유동성 규제 강화까지 예고되자 조달 만기를 늘리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발행 당시 3%대였던 단기채무보다 높은 이자를 발행 직후부터 부담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한화리츠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하는 전자단기사채 금리는 연 3.8%다. 그러나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가 회사채 발행 1영업일 전에 제공하는 'A+' 등급 무보증 회사채의 평균 평가금리는 1년물 4.149%, 1.5년물 4.456%다. 등급 민평 수준에서 결정될 경우 연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리츠는 올해 6월 말 기준 오렌지센터를 신규 편입한 후 이자보상비율이 4월 말 2.03배에서 1.8~1.9배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통 이자보상비율이 1배가 넘으면 아직은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회사채 발행 시 확정되는 금리로 인해 금융비용이 높아지면 이자보상비율 역시 변동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오렌지센터가 가져올 임대수익을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리츠 측에 따르면 오렌지센터에서 발생하는 연간 임대료 및 수익은 약 190억원으로 계산했다. 현재 오렌지센터에 입점한 이마트는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등 여러 방면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오렌지센터 인수에 투입된 이자부 차입금은 담보대출 2000억원과 전자단기사채 1600억원 등 총 3600억원이다. 담보대출 금리가 연 4.01%, 전자단기사채 금리가 연 3.8%인 점을 고려하면 연 이자비용은 약 14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자단기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가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이자비용은 최대 150억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단순 비교하면 오렌지센터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관련 이자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190억원 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제외하면 약 40억원가량이 남는다. 한화리츠는 오렌지센터 외에도 한화손해보험 여의도사옥과 장교동 한화빌딩, 한화생명 평촌·중동·노원·구리사옥 등 6개 오피스 자산에서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다. 다만 190억원 전체를 금융비용과 직접 비교해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친 영업수익에는 건물 운영비와 제세공과금 등 관련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렌지센터 편입 이외에도 기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했던 점을 고려하면 오렌지센터 인수로 이자 부담은 가중됐지만 전사 차원에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상승이나 예측보다 큰 운영비가 발생하면 배당 여력에 압박을 받을 여지는 남아 있다.
 
만기 늘려 단기 부담 낮췄지만…차환금리가 변수
 
 
관건은 내년이다. 지난 4월 기준 한화리츠의 장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만 5건으로 총 4176억원 규모다. 모두 투자부동산 담보대출에 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차환 부담이 높다. 상장 리츠 사업 구조상 총사업비의 일부를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기에 기존 대출금의 만기 시점에 금리가 상승한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하반기에 오렌지센터 외에도 추가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또다시 차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사채로 전자단기사채를 차환함으로써 당장의 유동성 위험은 낮췄지만, 공모채 발행 효과가 부채 축소가 아닌 단기 전단채를 상대적으로 긴 공모채로 교체하는 차환의 성격을 띤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총차입 규모를 줄이지 못할뿐더러 오렌지센터 편입으로 증가한 원금 부담 역시 그대로 남는다.
 
여기에 회사채 흥행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4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상장 리츠 시장이 위축되면서 'A+'의 우량한 상장 리츠의 등장에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예상보다 미달하면 2000억원대의 유동성 위기를 당장 넘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그나마 한화리츠의 경우 비교적 대기업 스폰서 리츠이므로 임차 구조가 안정적이다. 기존 포트폴리오도 한화빌딩이나 한화손해보험(000370) 여의도사옥 등 그룹 계열 임차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유상증자 없이 오렌지센터를 편입한 한화리츠의 선택은 주주 희석을 막는 대신 차입 부담을 높인 구조다. 공정가치모형 전환으로 재무지표가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차입금 원금과 금융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향후 오렌지센터의 실제 현금창출력과 차환금리 관리가 무증자 자산 편입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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